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LG 오지환이 3회초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기록하며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진=LG 제공)
LG 트윈스가 또다시 계속된 병살타에 고개를 떨궜다. 확실하게 득점을 챙겨야 할 상황에서 원하는 안타 대신 병살타가 나왔다. 힘들게 차린 밥상을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LG는 1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4-9로 패했다. 주중 3연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LG는 3연패 늪에 빠졌다. 이로 인해 선두권 추격도 더 험난해졌다.
LG는 지난 16일 좌완 에이스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리고도 KIA에 패했다. 차우찬의 투구가 좋지 못해서가 아니다. 차우찬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로 호투했다.
문제는 타선에서 발생했다. 6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누상에 주자가 나갔지만 모두 홈을 밟지 못했다. 4이닝 연속 병살타가 나왔기 때문이다. 채은성이 2개, 김용의와 루이스 히메네스가 각각 1개씩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타구 속도가 느리다 보니 병살타가 많은 것 같다"며 "결정적일 때 나오는 것도 문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상황이 이날 고스란히 재연됐다.
1회초 3안타를 때리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LG는 0-1로 뒤진 3회초 공격에서 대량 득점을 올릴 찬스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손주인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용의와 임훈의 연속 안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히메네스의 타구가 KIA 중견수 로저 버나디나의 글러브를 맞고 나오면서 1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문제점은 알지만…'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팀이 많은 병살타를 생산하는 이유를 느린 타구 속도로 꼽았다. 이 문제점은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고스란히 나오면서 악몽이 재연됐다. (사진=LG 제공)
외야 쪽으로 타구를 보내기라도 한다면 1점을 더 추가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LG는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5번 타자 오지환의 땅볼 타구가 투수 임기영 쪽으로 흘러갔고 이는 결국 1(투수)-2(포수)-3(1루수) 병살타로 연결됐다.
공수교대 이후 3회말 KIA가 만루 상황에서 대거 5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선보여 LG의 병살타는 더 씁쓸하게 다가왔다.
LG의 병살타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회초 양석환의 안타와 유강남의 몸의 맞는 볼로 만들어진 1사 1, 2루 상황. 타석에는 손주인이 들어섰다. 임기영의 초구를 공략했지만 공은 KIA 2루수 안치홍의 발밑으로 굴러갔고 결국 병살타로 연결돼 득점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공격의 맥을 끊는 병살타는 7회초 공격에서도 나왔다. 유강남의 볼넷과 대타로 나선 최재원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상황. 그러나 타석에 들어선 임훈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4(2루수)-6(유격수)-3(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올렸지만 후속 타자 박용택의 적시타가 나와 앞선 병살타가 더 아쉽게 됐다. 결국 LG는 무사 만루에서 2득점을 뽑는 데 그쳤다.
마지막 기회도 병살타로 날아갔다.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 정상호의 타구고 3루수 앞으로 향하면서 병살타로 연결됐고 결국 경기는 허무하게 끝이났다.
LG와 달리 KIA는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면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결국 선발 김대현은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9피안타 8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 전까지 LG는 병살타 42개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렸다. 롯데는 이날 kt와 경기에서 병살타 2개를 더 추가했다. 그러나 LG는 이보다 2개 더 많은 4개를 기록하면서 46개로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정말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