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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진화와 미래의 실직 위협



책/학술

    인공지능의 진화와 미래의 실직 위협

    신간<로봇의 부상>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는 이를 통해 어떤 혜택을 얻게 되고, 어떤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까?’

    이 문제에 관해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는 한발 앞서 고민한 결과를 우리에게 아낌없이 들려준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컴퓨터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25년동안 몸담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인간을 뛰어넘는 로봇의 등장이 특히 생산과 소비를 아우르는 우리의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 보장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기계의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에게 일정한 선 이하로 생활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봇의 부상』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진화로 인해 노무직이건 사무직이건 할 것 없이 우리는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예전처럼 더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계층의 사다리를 타고 더 나은 일자리를 갖게 된다는 전망 또한 없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간에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이 숨어 있다면, 그 일은 컴퓨터가 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대량 실업과 경제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어두운 디스토피아인가? 인간의 노동이 사라지는 멋진 신세계가 다가올 것인가? 저자는 여기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적절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짐과 동시에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 다양한 시각을 펼쳐 보인다.

    『로봇의 부상』에서 마틴 포드는 기계 학습, 딥 러닝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인간보다 더 뛰어난 사고력을 탑재한 인공지능이 등장함으로써 우리는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글을 쓰는 일은 인간 고유의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기사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포츠,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자동화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15년 이내에는 뉴스 기사의 90퍼센트 이상을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기업에서 일반 사무직 근무자보다 더 훌륭하게 데이터를 분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 또한 담당할 수 있다고 전한다.

    콜센터 직원과 금융 애널리스트 등을 자리에서 몰아낼 날은 머지않아 보인다.

    사방에 널린 감시카메라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안면 인식 알고리즘은 온라인 교육에서 학생의 신원을 확인하여 인간 감독자를 대신함은 물론, 영상에서 암세포를 가려내는 일을 담당하며 영상 분석 전문의의 자리를 넘볼 것이다.

    법률가의 호시절도 지나갔다고 보는 편이 좋다. 뛰어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은 소송과 연관 있는 문서를 인간 변호사나 법무사보다 훨씬 훌륭하고 빠르게 정리해내며, 이를 통해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새내기들이 업계에 들어갈 기회를 완전히 없애고 있다.

    10~15년 전만 해도 인터넷 시대가 열리며 새로운 프로페셔널로 대접받았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비롯한 IT 업계의 전문가조차도 설 자리는 없다. 이제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중앙집중화된 컴퓨터 허브를 이용하여 수만 개의 서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진화와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인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로 미국의 실례를 들고 있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소득 양극화의 심화와 중산층의 빈민화는 비단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미래의 근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해왔던 기존의 모든 충고는 대부분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육을 받고 기술을 습득함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인류가 이러한 현상을 꿰뚫어보고 대응책을 찾지 못한다면 경제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속으로 빠져들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저자는 기존의 안일한 사고에서 벗어나 로봇과 인공지능이 초래한 미래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해 현명한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그 해답을 찾는 여정의 첫 번째 단초가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고용의 문제는 이런 데이터 센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들에게까지 미친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굿 데이터(Good Data) 사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6,000명의 고객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CEO인 로먼 스테이넥은 2012년에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는 고객사 하나를 관리하는 데에 적어도 5명의 직원이 필요했다. 그러면 3만 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 직원 수는 180명이다.
    -‘4장 화이트칼라의 충격’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병원 약국은 매일 약을 1만 건 정도 처방하지만, 약사는 약병이나 알약 하나도 만지지 않는다. 거대한 자동 시스템이 납품된 방대한 양의 약을 보관하는 작업으로부터 알약 하나하나를 꺼내서 포장하는 일까지 수행하면서 수천 가지의 약품을 관리한다.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줄지어 늘어선 약통 여기저기에 들어가 알약을 꺼낸 뒤 작은 비닐 주머니에 담는다. 각 환자당 투여량은 별도의 주머니에 담겨 바코드 레이블이 부착되어 무슨 약이 어느 환자에게 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어서 로봇은 해당 환자의 하루 투여분을 투여 순서에 따라 정렬해서 하나로 연결한다. 이 약을 받은 간호사는 비닐 주머니 표면의 바코드와 환자 손목에 채워져 있는 바코드를 스캔해서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둘이 일치하지 않거나 약을 정해진 시간이 아닌 시간에 투여하면 알람이 울린다. 주사용 의약품을 자동으로 준비하는 특수 로봇도 세 대가 있다. 이들 중 하나는 독성이 강한 암 환자용 화학요법제만을 전문으로 다룬다. 전체 작업 과정에서 사람이 거의 완전히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서 사람에 의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6장 의료 시장의 변화’에서

    3D 프린터의 가장 와해적인 측면은 이를 건설 공사용으로까지 거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공학 교수인 베로크 코슈네비스는 24시간 만에 집 한 채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3D 프린터를 제작 중이다. 이 프린터는 건설 공사장에 설치된 임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면서 거대한 노즐을 이용해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콘크리트 층을 쌓아 올린다. 공정은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고, 이렇게 해서 세운 벽은 기존의 기술로 세운 벽보다 상당히 더 견고하다. 이 프린터는 주택이나 사무실, 심지어 여러 층짜리 건물을 짓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3D 프린터는 건물의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일만을 담당하며, 문, 창문, 기타 설비는 사람이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업그레이드된 미래의 프린터들이 콘크리트 이외의 재료도 다루는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7장 미래의 기술과 산업’에서

    소득보장제도는 오늘날의 정치 환경에서 볼 때 진보주의자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하이에크가 그렇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자유주의자들도 사회경제적 정의 구현의 한 방법으로 이 생각을 환영할 것이다. 소득보장제도는 빈곤을 줄이고 소득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미국에서 극심한 빈곤과 노숙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10장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향하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상황이 훨씬 더 위험하다. 앞서 본 것처럼 공장 노동자의 일자리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이 지금은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바탕으로 번영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러한 제조업도 마치 효과적인 영농기술로 인해 사람들이 농업 생산에서 밀려났듯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들 중 여러 나라가 기후변화의 충격을 훨씬 더 심하게 겪을 것인데, 지금 현재도 그곳에서는 환경 파괴가 상당한 수준으로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경제 불안, 한발, 식량 가격 상승 등이 결합되어 결국 정치 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다.-‘나가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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