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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도 하하도 그리고 시청자도 울었다



방송

    유재석도 하하도 그리고 시청자도 울었다

    배달의 무도 우토로마을 편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늦게 왔습니다”

    MBC 무한도전 배달의무도 우토로마을 편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방송이었다.

    5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유재석과 하하는 일본의 우토로마을을 방문했다. 우토로마을은 일제 강점기인 1941년 전라도와 경상도의 조선인 1300여 명이 강제 징용되면서 생겨난 마을. 일제는 2차 세계대전 기간 활용할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아무도 살지 않던 우토로 허허벌판으로 조선인들을 강제로 끌고 왔다.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1945년 8월 15일 꿈에 그리던 해방을 맞이했지만, 우토로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보상을 받지 못해 돌아갈 돈이 없었고, 고향민들이 모두 우토로로 끌려온 상태라 돌아간다 해도 반겨줄 이가 없었다. 이들은 공사장 막일을 하고, 폐품과 고철을 팔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조선인들만 사는 곳이기에 우토로는 일본 정부로부터 극심한 차별을 받았다. 수도 시설이 없어 우물을 파서 먹어야 했다. 그나마 우물도 땅을 팔수록 물이 나오지 않았다. 지대가 낮고 하수시설이 안 돼 있어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집이 침수되기 일쑤였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생활하며 50년 넘게 우토로마을에 정착한 이들에게 1987년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린다. 일본 정부가 주민 모르게 이 마을을 매각하면서, 살고 있던 조선인들이 모두 강제 퇴거 위기에 몰린 것. 원래 살던 고향에서 이곳으로 강제로 끌려왔고, 이제는 우토로가 제2의 고향이 됐는데 강제로 쫓겨날 상황이 된 것이다.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많은 시민과 재일교포들이 성금을 모아 우토로마을 주민들에게 전달했고, 그 성금으로 땅을 일부 사, 지금은 150여 명이 살고 있다. 2015년 현재 강제 징용돼 살아남은 1세대는 강경남 할머니(91세) 한 명뿐. 할머니는 8세 때 고향을 떠나 80여 년을 우토로마을에서 살고 있다.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하하는 할머니와 우토로마을 주민들을 위해 전라도와 경상도의 음식(잡채, 전, 육전, 육개장 등)을 준비해 대접했다. 또 강 할머니를 위해, 할머니의 고향(용현면)의 영상과 사진 앨범을 준비했다.

    고향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며 애써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하던 강 할머니는 하하가 준비한 영상과 사진 앨범을 보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특히 하하가 준비한 사진 중 큰 나무를 보자, “어릴 적 우리 집 옆에 있던 큰 나무이다. 그곳에서 남자들이 앉아서 얘기를 나눴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강 할머니는 “이렇게 사진을 찍어와서 보여주는 것만으로 눈물이 나게 기쁘다”며 하하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또 “나는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지만, 이 사진을 보고 죽는다면 편안히 눈감을 수 있다”며 고마워했다. 그 모습에 하하와 유재석도 그만 눈물을 흘렸다.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유재석은 강 할머니에게 “죄송하다. 우리가 너무 늦게 왔다”며 무관심했던 자신을 용서해 달라 했다. 하지만 유재석의 이 말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하고 싶은 말이었다.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그 아픔을 안고 살던 이들을, 잊고 살았던 우리들이 해야 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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