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현장분석]KBL 외인 선발, 누가 흡족했고 아쉬웠나



농구

    [현장분석]KBL 외인 선발, 누가 흡족했고 아쉬웠나

    • 2015-07-22 09:30
    '영광의 얼굴들' 2015 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 선발된 20명이 행사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2015 프로농구(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22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 호텔 그랜드볼룸.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 10개 구단 관계자들의 얼굴은 설렘과 긴장이 가득했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중차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각 팀 관계자들은 저마다 1라운드 1순위의 부푼 기대를 안고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다만 모비스와 동부는 상대적으로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과 준우승팀으로 1라운드에서 가장 뒤쪽인 10, 9순위를 뽑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번 드래프트에는 2명 중 193cm 이하 선수 1명을 무조건 뽑아야 하는 규정까지 생겼다. 10개 구단이 더 치밀한 전략을 세운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2015 드래프트의 승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또한 아쉬움을 남긴 팀은 어디일까.

    ▲'함박웃음' 삼성-SK

    이번 드래프트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3~10위까지 8분의 1 확률에서 1순위의 영예를 안았다. 8개 팀에 25개씩 분배된 200개 구슬 중 1순위로 파란색이 나오자 이상민 감독을 비롯해 박훈근, 이규섭 코치 등 삼성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이 감독은 주저없이 리카르도 라틀리프(199.2cm)의 이름을 불렀다. 3년 연속 모비스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3시즌 평균 23분여를 뛰면서도 15.2점, 8.2리바운드에 도움과 블록슛을 1.4개씩 기록했다. 특히 장신에도 속공에 참여하는 강철 체력이 돋보인다. 이 감독은 "고민 없이 라틀리프를 뽑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라틀리프도 "매우 기쁘고 좋다"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 2순위 사이좋게 선후배가' 외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라틀리프를 뽑은 삼성 이상민 감독(위)과 2순위로 사이먼을 뽑은 SK 문경은 감독.(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2순위를 뽑은 SK도 승자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 3위였음에도 상위 순위가 된 SK는 데이비드 사이먼(203cm)을 지명했다. SK는 기존 김민수(200cm), 박승리(198cm)에 지난 시즌 뒤 영입한 이승준(206cm), 이동준(200cm), 여기에 사이먼까지 'KBL의 지붕'을 형성하게 됐다.

    특히 SK는 전날 터진 악재가 액땜이 됐다. 드래프트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승부 조작 혐의를 받는 전창진 KGC인삼공사 감독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과 함께 문 감독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계획을 밝혔다. 때문에 문 감독이 혹시라도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결백하다"고 주장한 문 감독은 그나마 2순위 외국 선수로 위안을 받게 됐다.

    2라운드 지명 선수는 두 팀 모두 가드 자원을 뽑았다. 각각 론 하워드(188.5cm)와 드워릭 스펜서(187.2cm)다. 1라운드의 역순으로 2라운드가 진행돼 순위가 밀리기도 했지만 다른 팀들 대부분이 뽑은 3, 4번 자원이 있다. 삼성은 리그 최고 몸값(8억 3000만 원)의 혼혈 선수 문태영(194cm)이 있고, SK는 앞서 언급한 장신 혼혈 선수만 4명이다.

    ▲'미소' 전자랜드-KGC-KCC-동부

    3~5순위도 미소를 지을 만하다. 원하던 선수를 뽑은 까닭이다. 전자랜드는 10개 구단이 주목했던 안드레 스미스(198.2cm)를 뽑았다. 유도훈 감독은 "포웰이 걸렸지만 아무래도 신장 때문에 스미스를 뽑았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이번 드래프트 새 얼굴 중에서 '톱3'로 꼽혔던 선수다.

    찰스 로드(200.1cm)를 지명한 KGC인삼공사 김승기 코치는 "(전창진 감독 등 현 코칭스태프와) KT 시절부터 오래 손을 맞춰왔고 선수들이 원했다"고 말했다. 로드는 이른바 '전창진 사단'과 3시즌을 함께 해 선수 파악에 전혀 문제가 없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왼쪽부터)과 안드레 스미스, KGC인삼공사 김승기 코치와 찰스 로드.(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5순위 KCC는 1라운드에서 유일하게 193cm 이하 단신인 안드레 에밋(191cm)을 뽑았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는 신장 제한에 따라 장, 단신으로 나뉜다. 하승진(221cm)을 보유한 KCC는 외곽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필요했다. KCC는 리그 정상급 테크니션 리카르도 포웰(196.2cm)까지 뽑았다. 추승균 감독은 "3번 자원이 필요했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동부도 어쨌든 9순위임에도 선전했다. 1라운드에서 로드 벤슨(206.7cm)을 뽑았다. 벤슨은 지난 2010-11시즌부터 2시즌을 동부에서 뛰었다. 김주성(205cm), 윤호영(197cm)과 이른바 '동부산성'을 건축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선수다.

    김영만 감독은 "순위가 뒤에 있었지만 그래도 벤슨을 뽑아서 괜찮다"고 말했다. 동부는 수준급 단신으로 꼽히는 다콰비스 터커(190.3cm)까지 뽑았다.

    ▲'아쉽네' 오리온스-LG-모비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아쉬움이 남은 팀들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팀들이다. 통합 우승팀 모비스와 정규리그 4위 LG, 5위 오리온스다.

    먼저 LG는 1라운드에서 사실상 가장 뒤에 처진 순위였다. 9순위 동부, 10순위 모비스가 이미 정해진 가운데 8순위였다. 앞선 순위가 발표될수록 김진 감독을 비롯해 LG 관계자들의 표정은 실망감이 역력해졌다.

    일단 LG는 1라운드에서 트로이 길렌워터(197.2cm)를 지명했다.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 2라운드로 뽑혀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다. 김 감독은 "순위가 밀려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길렌워터가 좋은 선수라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조금은 아쉬워도' 1라운드 헤인즈를 뽑은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위), 길렌워터를 지명한 LG 김진 감독.(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오리온스도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사실 드래프트 전 트라이아웃에서 점찍었던 선수가 참가하지 않은 변수도 생겼다. 1라운드 순위도 LG보다 한 순번 앞선 7순위였다. 그나마 오리온스는 리그 최고의 득점원 애런 헤인즈(199cm)를, 2라운드에서는 정통 포인트 가드 조 잭슨(180.2cm)을 뽑았다. 추일승 감독은 "그래도 기술적인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선택권이 별로 없었다. 1라운드 10순위였다. 지난 시즌 1순위 리오 라이온스(205.4cm)를 10순위로 뽑았지만 원래 선택은 다른 선수였다. 수준급 단신 도미니크 서튼(192.1cm)이었지만 드래프트 도중 자리를 떴다. 2라운드에서 지명했지만 이미 행사장을 나간 뒤였다. 형식적인 절차였다.

    유재학 감독은 "이탈리아 리그와 계약한 것 같더라"면서 "1라운드에 지명해도 거기로 간다고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지명하지 않았다가 다른 팀과 계약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2라운드에서 지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을 거부한 서튼은 향후 5년 동안 KBL에서 뛸 수 없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가운데)이 22일 드래프트에서 김재훈 수석코치(왼쪽), 이도현 사무국장과함께 논의를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KT는 1라운드 6순위에서 코트니 심스(205.1cm)를, 2라운드 5순위에서 마커스 블레이클리(192.5cm)를 지명했다. 장, 단신 선수 모두 가장 중간에 지명하는 까닭에 큰 특색 없이 무난한 지명으로 꼽힌다.

    엇갈린 희비 속에 막을 내린 '2015 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 하지만 선발 순위가 무색한 경우는 그동안 KBL 역사에서 적지 않았다. 상위 순위 선수가 속빈 강정으로 전락하거나 하위 순위 선수가 흙속의 진주로 거듭나는 사례가 빈번했다. 과연 올 시즌 외인 드래프트 순위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