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이 승강기 4대중 3대 독점
-상가손님 불만 폭발, 상인들은 울상
-공용 승강기, 비상계단도 카드키로 전용
-불법 승강기 점거 과태료 납부후 묵묵부답
-승강기 공유 전제라면 얼마든지 대화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강남 도곡동 ○○ 주상복합 상인)
'같은 건물 엘리베이터 넉 대 중 석 대는 / 강남 사는 부자만 전용으로 사용하네 / 영세상인과 사용하면 / 수준 떨어진다 하네.' 서울 강남구의 한 주상복합 건물 벽면에 붙은 패러디 노랫말이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른바 엘리베이터 갑질 논란인데요. 도대체 왜 이런 노랫말이 붙여져야 했는지 노랫말을 직접 만든 해당 건물 내 상인을 익명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 안녕하세요?
◇ 박재홍> 노랫말 쓰신 걸 보니까 그리 안녕해 보이시지는 않네요.
◆ ○○○>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제가 일부분을 읽어드렸는데요. 강남 부자들을 꼬집는 글을 써서 붙이셨어요. 이런 글을 어떻게 쓰셨나요?
◆ ○○○> 상가 입주자가 127개 구분 소유권자로 되어 있는데 상가 이용고객이 상당합니다. 반면에 아파트 입주세대는 96세대밖에 되지 않고요. 그럼에도 아파트 입주민들이 엘리베이터 4대 중에 3대에 카드키를 설치하여 전용으로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상가에 손님들이 굉장히 많이 다녀가요. 그런데 손님들이 엘리베이터 하나를 타기 위해서는 10분씩 기다려야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 특히 여름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밑에서 너무 덥기 때문에 그 상가를 온 사람들이 굉장히 상가 측에 항의를 많이 해요. 불편해서 이용을 못하겠다고요. 그런 정도로 힘듭니다. 그래서 상가 측에서 여러 차례 이런 것들을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측은 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가져오라는 말만 반복하였습니다. 만약에 소송을 통해 해결하면 3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지금 이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내용들을 더 이상 호소할 곳이 없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고요. 상가 방문자들도 평소 이 건물을 이용할 때 엘리베이터와 계단 사용의 불편을 굉장히 많이 느꼈는데 벽보를 보고 이런 사정을 처음 알게 되었다면서 그 내용에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애초에 이 상가건물이 만들어졌을 때 엘리베이터 용도가 어떻게 됐습니까?
◆ ○○○> 특별히 용도가 정해져 있지는 않았고요. 여기는 주상복합 건물이기 때문에 주상복합 건물은 집합건물법상 모두가 공용으로 써야 하는 공용시설입니다. 이것도 저희가 양보해서 ‘1, 2호기는 아파트 전용으로 써라. 4호기는 우리가 쓰고 3호기는 공용으로 쓰자’고 했던 건데 아파트 입주민들은 4호기만 상가전용으로 사용하라고 하고 있고 3호기도 처음부터 자기들 거였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3호기 엘리베이터 용도는 현재 뭐라고 되어 있습니까?
◆ ○○○> 3호기에는 장애인용, 비상용이라고 되어 있고요. 그런데 아파트측 주장은 ‘상가 전용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지 않느냐, 3호기는 비상용으로 쓰면 되지’ 이렇게 주장하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문제의 3호기 엘리베이터 문에 카드키가 있어서 지금 못 쓰는 상황인가요? 지금 어떻습니까?
◆ ○○○> 네. 카드키가 있어야 됩니다. 카드키로 해야 그 문이 열립니다. 아예 입구를 그렇게 카드키로 막은 거죠. 그런데 엘리베이터만 그런 게 아니라 더 나아가서 특별 피난계단도 2개가 있는데 특별 피난계단 역시 카드키로 막아놨고 없으면 못 나갑니다.
◇ 박재홍> 비상계단을 말씀하시는 거죠?
◆ ○○○> 네. 비상계단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처음부터 3호기 엘리베이터를 쓰려면 지금 말씀하신 카드키 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습니까? 아니면 입주민들이 본인들만 쓰려고 따로 나중에 만든 건가요?
◆ ○○○> 분양 후 시행사에서 저희한테 서면 확인을 해 준 게 있는데요. 엘리베이터 및 특별 피난계단 앞에 설치되어 있는 카드키는 불법 시설물이라고 서면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상가 입주자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점을 자주 건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가의 주요 고객이 아파트 입주민이기 때문에 상가 입주자들은 영세상인의 특성상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아파트 측에서는 우리 영세상가를 돌면서 상가 관리단에 반대한다는 동의서를 받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의서를 써주지 않으면 당신네 상가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하겠다. 그리고 향후 지켜보겠다’ 이런 식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불매운동까지 하겠다는 말이군요.
◆ ○○○>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상가 입장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무서울 수밖에 없죠.
◇ 박재홍> 그러면 관계 당국에서 어떤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까?
◆ ○○○> 지금 2011년 12월경에 상가 측의 입주자가 강남소방서에 이 민원을 제기했어요. 그 결과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이라면서 과태료 부과 및 시정보완명령서를 발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아파트 입주자측은 과태료만 납부하고 이를 계속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에 요청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4년 동안 시정되지 않고 과태료만 납부하고 이걸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수많은 내용증명도 보냈고 요구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소송을 해라, 판결문을 받아오라’고만 얘기를 했어요.
◇ 박재홍> 참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는데, 또 입주자들이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네요. ‘엘리베이터를 공용으로 쓰면 주거공간 보안유지가 안 된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입주민들 주장도 들을 만한 게 있지 않을까요?
◆ ○○○>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얼마든지 이해를 하고, 불안하다고 한다면 ‘카드키를 아파트 내에나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해서 그 카드를 대어야 그 층을 누를 수 있게끔 장치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들어갈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않고 원래 우리 거였다라고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계단 비상구가 카드키로 잠겨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아파트 입주민들은 비상구를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 ‘만약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카드키가 자동으로 열려서 비상구로써 역할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 그것도 그냥 하는 말에 불과하고 불은 화재가 나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화재가 막상 나서 문이 안 열리면 어떻게 할 것이며, 그리고 비상시는 화재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도둑이 침범할 수도 있고 강도가 침범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어딘가 그걸 피해서 자기가 도망을 가야 하는데 ‘화재 시에 개폐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상계단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주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봅니다.
◇ 박재홍> 갈등 상황이 계속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대화로 좀 풀어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 가실 건가요?
◆ ○○○> 얼마든지 대화 가능합니다. ‘3호기 엘리베이터를 공용으로 사용하자’ 그것만 받아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피난계단도 말씀드렸던 대로 열어주시면 좋고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입주민과 상인들 간의 갈등에 있어서 합의점이 마련되면 좋겠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강남 부자 비판 노랫말을 써 붙여 관심을 모았던 상인을 익명으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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