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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담뱃갑 경고그림, 국회가 담배회사만 웃게 해"



사회 일반

    "반쪽 담뱃갑 경고그림, 국회가 담배회사만 웃게 해"

     


    - 외국은 환자 자신이 담뱃갑 경고그림에 등장
    - 경고그림에 혐오감 없게? 금연 효과 없어
    - 과속운전자 위축시키는 과속경고 말아야한다는 격
    - 경고그림은 흡연자 뿐 아니라 청소년 흡연 예방효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

    어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이 공무원연금 개혁안만이 아닙니다.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도 결국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경고그림이 들어간 담뱃갑을 볼 수 있을까요? 통과되진 못했지만 경고그림에 대한 골격은 이미 나왔는데요. 그런데 여기에 ‘경고그림에 지나친 혐오감이 없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으면서 논란입니다. 경고그림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왔던 이분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화제의 인터뷰,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을 만나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 서홍관> 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번에도 담뱃갑 경고그림이 국회를 문을 넘지는 못했네요.

    ◆ 서홍관> 그러니까요. 지금 계속 십 년이 넘게 경고그림을 넣기 위해서 작업을 해오고 복지부도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요. 결국은 막판까지도 계속 뭔가 일이 안 되고요. 계속 늦어지고 있어서 정말 좀 답답합니다.

    ◇ 박재홍> 본회의 통과는 안 됐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나왔는데요. 그러면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어떻게 넣는다는 겁니까?

    ◆ 서홍관> 그러니까 담뱃갑의 50% 이상을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으로 하고요. 경고그림은 약 30%를 넘어야 한다, 이런 안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단서조항이 하나 붙어서 문제가 되고 있죠.

    ◇ 박재홍> 단서조항이요.

    ◆ 서홍관> 법사위에서 지나친 혐오감을 주면 안 된다, 이런 단서가 붙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혐오감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좀 기준이 다르지 않을까요? 애매모호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서홍관> 그렇기도 하고요. 사실은 경고그림을 넣는 목적 자체가 담배를 계속 피우면 흡연자가 이런 병에 걸릴 것이다, 이런 부분을 알려줌으로써 경고를 주고자 하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은 담뱃갑에다 폐암이라든지 후두암, 구강암 이런 온갖 질병 사진을 넣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건 당연히 혐오감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그건 현실이 끔찍하니까 그런 겁니다. 그런데 그 끔찍하지 않게, 혐오감을 지나치게 주지 말라는 것은 원래의 목적 자체를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거에요. 그래서 이건 좀 모순되는 단서가 붙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지금 법안대로라면 경고그림을 넣어도 경고효과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죠?

    ◆ 서홍관> 그렇죠.

    ◇ 박재홍>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나친 혐오감’ 이런 조항 자체를 아예 빼야할까요?

    ◆ 서홍관> 당연히 빼야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고그림을 넣을 때 혐오감을 주지 말라, 이런 식으로 하는 곳은 전혀 없어요. 그리고 이걸 주장하신 국회의원 이런 분들이 무슨 흡연자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하시는데요. 그건 마치 도로에 과속하지 말라고 하는 걸 보고 ‘과속하는 사람이 좀 정신적으로 위축이 된다. 그러니 하지 말라.’ 이런 말과 똑같습니다.

    ◇ 박재홍> 예.

    ◆ 서홍관> 폐암 사진을 보는 게 끔찍할까요? 담배를 계속 피우다가 폐암에 걸리는 게 끔찍할까요? 정말 이건 비교가 안 되는 일을 비교하는 거예요. 정말 왜 담배회사가 좋아하는 말들을 왜 국회의원분들이 자꾸 이야기하는지 저는 그게 좀 의아스럽기도 하고요.

    ◇ 박재홍> 반대로 얘기하면 정부는 담뱃값을 올릴 때도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고 말을 했었고요. 따라서 정말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면, 경고그림은 당연히 혐오스러워야 한다?

    ◆ 서홍관> 그렇습니다. 그래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게 하고요. 그리고 청소년들이 중요해요. 외국에서도 이미 연구들이 있었는데요. 흡연하지 않는 청소년들도 담뱃갑의 사진을 다 보게 된다는 겁니다. 성인 흡연자들이 들고 다니기 때문에요. 그래서 그 사진을 보고 ‘아, 정말 끔찍해. 담배 피우면 저렇게 되는 거야? 정말 안 되겠구나.’ 이렇게 해서 청소년들이 담배를 선택하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데요. 끔찍하지 않게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된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정부에서 예시 경고그림안을 만들었더라고요.

    ◆ 서홍관> 네.

    경고그림 예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 박재홍> 회장님도 보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 서홍관> 그러니까 사진들이 쭉 나와 있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아요,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질병에 대해서도 좀 더 적나라하게 표시하고요. 그리고 외국에서는 환자 자신이 등장하는 담뱃갑 경고그림들이 등장했는데, 그런 것들이 사람들을 훨씬 더 감정적으로 자극하거든요.

    ◇ 박재홍> 그림을 자세히 보면 마스크 호흡기를 대고 있는 남자의 모습도 있고요. 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 옆에서 콜록콜록하고 있는 여성의 사진도 보이고요.

    ◆ 서홍관> 이 정도의 경고그림들은 어떻게 보면 좀 약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좀 더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 정도 경고그림 가지고는 담배 끊을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도 보시나요?

    ◆ 서홍관> 좀 약하다고 생각됩니다.

    경고그림 예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 박재홍> 그러면 어느 정도 수준의 장면이 필요할까요?

    ◆ 서홍관> 그러니까 외국에서는 좀 더 적나라한 사진들이 들어가죠. 그래서 폐암사진들도 적나라하게 들어가고요. 그리고 외국에서는요. 폐암 사진, 후두암 사진 이런 것들을 아주 적나라하게 다 보여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면 유산 가능성이 늘어나잖아요. 유산이 늘어나고, 태아 사망도 늘어나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말하자면 심지어 사망한 태아의 사진도 보여주거든요.

    ◇ 박재홍> 아, 그렇군요.

    ◆ 서홍관> 청소년들이 보고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하죠. 예를 들면 여학생이 보고 담배 피울 생각이 안 나죠. 그런 일이 나한테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요. 그러니까 아예 흡연자를 노리는 것도 되지만 비흡연자 청소년들이 아예 담배 피울 생각을 못하게 하는 거죠. 지금 담배 소매점에 가보시면 담배가 다 진열돼 있어요. 그걸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만약에 이런 사진들을 다 넣으면 진열을 안 할 겁니다. 그러면 생각이 바뀔 거라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흡연자들의 행복추구권은 아예 없는 겁니까?

    ◆ 서홍관> 그건 아니죠. 제가 만약에 제 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그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 아들이 담배를 끊고 건강한 게 행복을 찾는 거죠. 담배를 계속 피우다가 병에 걸리는 것이 행복은 아니죠. 그래서 정말 끔찍한 사진을 보지 않으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담배를 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죠.

    ◇ 박재홍> 예.

    ◇ 박재홍> 그래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끔찍한 사진을 보는 것이 흡연자의 행복을 침해한다, 이런 이야기는 논란 자체가 없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만 특히 국회의원분들만 열심히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그런 논란이 없고요. 다만 현실에 있는 것. 그러니까 이번에 국회에서도 단서를 붙일 때 사실에 근거하라고 그랬는데요. 태아가 유산되는 것은 사실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걸 보여주면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한 사진들을 붙여서라도 경고그림을 경고그림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 서홍관> 그렇죠. 흡연자를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흡연자가 담배를 끊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서홍관>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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