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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의 '무한도전?', 기존 세트장 '방치'…100억 대 세트장 지원



사회 일반

    기장군의 '무한도전?', 기존 세트장 '방치'…100억 대 세트장 지원

    앞서 만든 세트장은 애물단지로 방치

    ㅇㅇ

     



    ◈ 기장군, 지난 2009년 10억 원 들여 만든 드라마세트장 "관리 손 놓아"

    부산 기장군이 과거에 만든 드라마세트장도 제대로 관리 · 운영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100억 원대 규모의 지역 방송사 드라마세트장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해안가 바위 위에 밀려드는 파도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성당 한 채가 우뚝 솟아 있다.

    지난 2009년 기장군이 군비 10억 원을 지원해 만든 모 방송사의 한일합작 드라마의 세트장으로 전체 지원금 중 3억 원이 투입돼 지어졌다.

    해안도로를 타고 가던 관광객들이 차를 멈출 정도로 아름다운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세트장 곳곳에 자라난 풀들이 무성하고, 담배꽁초와 깨진 유리병이 널브러져 있는 것은 물론 드라마와 관련한 기념사진 등이 전시된 본 건물로 들어가는 문은 아예 잠겨 있다.

    건물 외관을 보고 발걸음을 멈춘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에서 피서 차 부산에 왔다는 이현희(41) 씨는 "바닷길을 가던 중 건물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으려고 차를 멈췄다"며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달리 세트장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동네에 관광명소가 들어서 생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던 주민들의 희망은 원망으로 바뀌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밤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청소년들의 탈선현장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주민 허 모(71)씨는 "동네에 유명 관광지가 생긴다고 해서 기대를 했더니, 정작 이익을 보는 곳은 불법 포장마차뿐이다"며 "요즘 같은 여름이면 밤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아이들이 세트장에서 술을 먹고 동네를 시끄럽게 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당초 관광 인프라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세트장 지원에 나섰던 기장군도 두 손 두 발을 든 모양새다.

    개관 첫해 건물을 돌보는 관리인을 뒀지만, 인건비 등의 문제로 6개월 만에 관리를 포기했고, 이후 이벤트 대행사에 임대료 없이 관리만 해주는 조건으로 위탁을 맡겼지만 그마저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담당 부서를 바꾸면서까지 군청이 짜낸 대안은 기장 미역과 다시마 등 특산물 판매장으로 사용한다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앞서 관리자가 있을 당시에도 특산품을 판매했었지만, 좁은 건물 내부와 주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매출이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주민 최 모(65)씨는 "저 좁은 곳에 미역과 다시마를 가져다 놓는다손 치더라도 과연 인건비나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ㅇㅇ

     

    더 큰 문제는 건물이 빨리 노후화 된다는 것이다. 관리를 하는 사람이 없는데다, 세트장 형식으로 건물을 짓다보니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건물을 지을 당시 최대한 튼튼하게 지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세트장의 한계가 있다"며 "건물을 관리하는 예산이 따로 편성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 경쟁적으로 유치한 드라마세트장, 애물단지로 전락하는데도…예산낭비 우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26개 지자체가 유치한 영화와 드라마 세트장 32곳의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트장 별로 보면 지난 2007년 도비 20억 원이 투입된 충남 태안의 드라마세트장과 전북 익산의 세트장은 폐쇄된 상태다.

    또 충북 제천시가 12억 원을 들인 드라마세트장은 해마다 보수비용으로 4천만 원을 쏟아붓고 있으며, 경남 남해의 영화 세트장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기장군과 가까운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지난 2010년 30억 원을 들여 지은 드라마세트장 역시 사용 방안을 놓고 최근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기장군은 최근 기장군 장안읍 도예촌 내 3만 9천여㎡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드라마세트장 건립을 위해 군비 30억 원과 고리원전 인근 주민원전합의금 40억 원 등 모두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장군이 이미 만든 드라마세트장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무리하게 100억대 드라마세트장 건립을 강행하면서 예산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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