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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트위터 '자살 예고'…어떤 심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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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급증하는 트위터 '자살 예고'…어떤 심리길래

    • 2010-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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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 예방' 순기능과 '혼선' 역기능 공존…전문가들 "도와달라는 심리의 표현"

    클럽
    "아무도 내 편이 되어 주지 않는 세상이 정말 원망스럽네요…(중략)…지독한 인생 이제 놓아버리렵니다. 제발 한 번에 죽길 기도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9시 20분쯤 A씨의 트위터에 '자살 예고' 글이 올라왔다.

    이를 발견한 트위터 이용자들은 즉각 "스스로를 포기하지 마세요", "누군가에게 님은 소중한 분입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자살을 만류했지만, 응답이 없자 112에 신고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하루 접수된 관련 신고만도 20여 건.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주거지를 파악해 8시간만인 25일 오전 5시 30분쯤 서울 노원구 A씨의 아파트에 가까스로 도착, 현관문을 두드렸다.

    A씨는 그러나 "난 이미 글을 지웠고, 경찰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며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안전만 확인하고는 현장에서 철수했다.

    ◈ 트위터 이용자 늘면서 '자살 예고' 급증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자살 예고 글을 올리는 이용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물론 실제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지난달 13일 홍대의 한 클럽 DJ가 자신의 트위터에 "자살하려 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종적을 감췄다.

    해당 글을 본 방문자들이 걱정하며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그는 자살을 예고한 지 이틀 만에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트위터에는 평소 '우울증 극대화'라는 글이 종종 올라와 사전에 죽음을 암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자살 예고'라고 하면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 들어 트위터에 올라오는 빈도가 높아져 요주의 채널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B씨도 지난 22일 오후 10시 30분쯤 "세상사는 게 너무 힘들다. 죽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비극을 걱정한 트위터 이용자들이 잇따라 경찰에 신고하자, B씨는 1시간 만에 자살 예고를 철회했다.

    B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이 저를 위해주시는 마음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라며 감사의 뜻까지 표시했다.

    ◈ 행정력 낭비 등 역효과 불러오기도

    트위터 '자살 예고'가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비극을 예방하는 순기능도 있는 반면, 모방 행위나 행정력 낭비를 불러오는 역효과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트위터 자살 예고에 따른 신고 전화가 급증하면서 경찰 업무에 지장을 미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자살 기도를 예방하는 것은 경찰의 당연한 임무이지만, 트위터만으로는 추적이 어려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인력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 만큼, 무분별하게 자살 예고 글을 올리는 행동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트위터 이용자 사이에서도 무분별한 자살 예고가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goe*****는 "트위터에서는 장난으로 모방행위를 해도 진위 파악이 어려워 엉뚱한 인력 낭비가 반복될 것"이라며 "나중에는 자살 예고에 무뎌질까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 "자살 예고는 도와달라는 심리의 표현"

    갖은 우려 속에서도 이들은 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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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자살을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정말 죽고자 하는 욕구보다는 누군가가 자신의 힘든 상황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서 "트위터는 이 같은 사회적 관계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병수 교수도 "상대방에게 의견이 표출되는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죽음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살려달라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트위터뿐만 아니라 자살 사이트 등지에서 정보를 공유하려는 것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나를 수용해줄 사람'을 찾으려는 마음 때문"이라며 "비슷한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려는 심리가 트위터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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