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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탁구, 이래서 중국을 다시 넘을 수 있을까



스포츠일반

    韓 탁구, 이래서 중국을 다시 넘을 수 있을까

    '질 때 지더라도 주늑들지 마라' 유남규 남자 탁구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유승민 코치(가운데)가 9월 30일 아시안게임 단체전 중국과 결승에서 이정우(127번)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또 다시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28년 동안 별렀지만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한국 탁구의 아시아 정상 도전은 만리장성에 다시 가로막혔다.

    남자 탁구 대표팀은 9월30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에 0-3으로 완패했다. 6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격이었다. 세계 랭킹 1~4위까지 포진한 중국은 난공불락이었다.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랭킹이 맏형 주세혁(34, 삼성생명)의 17위였다. 그나마 주세혁은 세계 3위 마룽을 맞아 세 세트 연속 듀스 접전을 벌이고 한 세트를 따냈을 뿐 이정우(30, 울산시탁구협회), 정상은(24, 삼성생명)은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중국과 대등했다. 유남규 현 대표팀 감독(46)이 86년 서울 대회에서 김완, 안재형 등과, 90년 베이징에서는 김택수, 강희찬 등과 단체전 금메달 2연패를 이끌었다. 1994년 히로시마부터 인천까지 중국의 아성을 깨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벌써 6번이나 반복된 패턴이다.

    전략 종목으로 삼았던 혼합복식 이정우-양하은(대한항공)도 16강에서 떨어져 한국은 3회 연속 '노 골드'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과연 한국이 만리장성을 넘을 날이 올 수 있을까.

    ▲"등록 선수만 17만 배 차이" 차원이 다르다

    '깎신도 못 깎아낸 만리장성' 남자 대표팀 에이스 주세혁이 중국과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3위 마룽의 공격을 받아내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워낙 인기나 인프라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취임 뒤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탁구가 국기(國技)인 중국에는 아직은 벅차다.

    결승전 뒤 주세혁은 "최근 우리도 성적에 보답하지 못해 회장님께 미안할 만큼 지원이 많아졌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곧이어 "중국은 전 국가적 차원에서 탁구를 밀고 있다"면서 "지원 규모의 차이가 10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단지 개인, 단체가 아닌 국가적 차원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등록된 성인 선수만 3000만 명, 한국 전체 성인과 맞먹는다. 반면 한국은 18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실업팀 소속 70명에 지방자치단체 소속이 100명 남짓이다.

    강인한 도전 정신의 결핍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주세혁은 "(후배들이) 어느 순간 은메달만 따도 만족하고 좋아하더라"면서 "내가 어릴 때와 비교하면 속상하게 느껴진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철학적으로 금메달을 노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이끈 유남규 감독도 당시 "언제까지 유승민, 오상은, 주세혁으로 가야 하느냐"면서 "그러나 젊은 세대들의 기량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국내에서만 잘 해도 충분히 먹고 사는 환경에 안주하는 것 같다"고 꼬집은 바 있다.

    ▲유소년 발굴이 핵심…中처럼 클럽화 서둘러야

    '이번엔 경험, 다음엔 승리' 정상은이 중국과 결승에서 세계 4위 장지커와 드라이브 대결을 하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희망은 있다. 유 감독은 결승전 뒤 "이번 대회에서 정상은과 김동현(20, 에쓰오일), 김민석(22, KGC인삼공사) 등 3, 4, 5번 선수들도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 구도를 이뤄 준비한다면 중국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주세혁도 "이번 대회에서 후배들이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방법도 있다. 지금 당장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선수층을 단계적으로 선수층을 넓혀가는 길밖에 없다.

    유 감독은 결승전 뒤 "과거에는 둘의 1위 다툼이 치열했지만 지금은 중국을 따라잡기가 힘들다"고 격차를 인정했다. 이어 그 원인에 대해 "중국은 탁구를 프로화해 어릴 때부터 훈련시키는 시스템이 좋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비결도 거기에 있다. 유 감독은 "중국을 이기려면 한국도 학교 체육에서 클럽 체육으로 바꿔 고급 기술을 미리부터 가르친다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주세혁 역시 "대표팀 운영과 투자, 유소년 시스템 체질 개선을 이룬다면 가능하다"면서 "현재 2위권을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중국을 엿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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