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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할매, 할배들 "송전탑 투쟁, 포기없다"



인권/복지

    밀양할매, 할배들 "송전탑 투쟁, 포기없다"

    새 농성장에서 생활하며 "다시 싸울 힘 키운다"…연대활동도 활발

     

    밀양 송전탑 농성장 철거 이후 밀양주민들이 새롭게 들어선 농성장을 중심으로 다시 송전탑을 반대하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점심 때가 되자, 주민들이 마을 안 농성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용회마을에는 지난 6월 송전탑 농성장 철거 이후 마을 정자 옆으로 부엌이 딸려 있는 새 농성장이 들어섰다.

    마을 주민들은 거의 매일 이곳에서 모여 점심을 먹고 있다. 주민들끼리 당번을 정해 식사 준비를 하고, 간식거리를 마련해 온다.

    식사가 끝나도 이 곳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소일거리도 하고, 휴식도 취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주 만나고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 주면서 마을 분위기도 한층 좋아졌다.

    마을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호야 할아버지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있다보니 이것저것 대화를 하면서 다양하게 의견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끼리 우리는 절대 합의하지 말자는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

    "농성장 철거 전보다 마을 주민들은 오히려 더욱 끈끈하게 뭉치고 있다"는 게 박 씨의 말이다.

    송전탑 농성장 철거 이후 밀양에는 모두 7개 마을에서 농성장이 새로 생겼고, 새 농성장은 이처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외부단체들과 연대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대학생 농활대가 와서 무더위에도 일손을 돕고 갔고, 학생 기자단이 찾아와 주민들에게 송전탑 사태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바느질방도 생겨 외부 강사가 찾아와 바느질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됐다. 농산물을 사고파는 생활협동조합도 만들어졌다.

     

    부북면 위양마을에도 마을 입구 도로 옆으로 농성장이 생겼다. 컨테이너 건물 옆으로 비닐하우스를 연결해 들어섰다.

    위양마을 주민들도 이 곳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생활하고 있고, 때때로 연대단체 회원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주민들은 농성장 강제철거 당시를 떠올리면서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임출 할머니는 "우리가 어떻게 지킨 곳인데, 하는 생각에 그 때는 진짜 죽을려고 했었다. 거기서 죽어버리는 게 원이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질 수 없다.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주민들은 앞으로 다시 새로운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단장면 용회마을 고준길 할아버지는 "우리는 정당하고 정의로운 싸움을 해왔기 때문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본질적인 것은 국가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부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쉽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절대 중단하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은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이 안정을 찾고 힘을 얻어 가고 있다"며 "새 농성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투쟁으로 송전탑 반대, 원전 반대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농성장을 중심으로 길고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밀양주민들이 또 한번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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