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여객선 침몰]'나 먼저 탈출' 선장의 거짓말과 미스터리



법조

    [여객선 침몰]'나 먼저 탈출' 선장의 거짓말과 미스터리

    '탈선 명령' 방송 거짓말 가능성..."회사요구로 '대기' 방송했을 것" 의혹도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69)가 17일 목포해양경찰서에서 11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끝내고 오후 10시 해경을 빠져나갔다.

     

    300명에 육박하는 승객들을 뒤로한 채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구속)는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선내 안내방송을 통해 '선실에 그대로 있으라'고 한 사실에 대해선 "그 당시는 구조선이 아직 도착을 안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니"라고 부인했다.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이 선장이 이런 입장을 밝혔지만, 그의 말 가운데 일부는 이미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 외에도 이 선장이 일찌감치 배에서 빠져나온 사실은 방송영상에서도 잡혔다. 한 보도채널에는 사고 발생 첫 신고가 있은 지 2시간이 조금 지난 16일 오전 11시 15분쯤 구조선에서 내리는 장면이 잡힌 것.

    당시 이 씨는 자신이 선장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응급진료소로 들어와 담요를 두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뿐만 아니라 퇴선명령을 내렸다는 이 씨의 말은 다른 생존자의 말과 상충되고 있다.

    세월호 승무원 강모 씨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퇴선명령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배에 물이 차 갑자기 빠져나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조타실이나 상급자로부터) 퇴선명령은 받지 못했다"면서 "퇴선명령은 최종적으로 선장이 하는 게 맞는데 승객들 안내 업무를 맡았던 박지영(22·사망) 씨가 스스로 판단해 '뛰어내려라'라는 안내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녹취록에도 계속해서 "방으로 들어가라" "이동하지 말고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선장 이 씨가 당일 오전 9시쯤 가장 먼저 탈출했기 때문에 탈선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를 개연성이 크다. 탈출 방송이 나갈때쯤 이 씨는 이미 배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장이 왜 '탈선 명령'없이 먼저 배에서 내렸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선장이 승객을 두고 배에서 먼저 내리는 것은 재난 역사에서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상 초유의 일이다.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드이 팽목항에서 구조 소식 만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윤성호기자

     

    이와 관련해 선장이 회사(청해진해운)와 사전에 통신을 했는지, 회사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선장은 제주관제센터로부터 '탈선 준비' 지시를 받았지만, 반대로 방안에서 대기하라는 엉뚱한 방송을 내보냈다.

    한 전문가는 "회사에서 영업 등을 우려해 사고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하도록 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니까 관제센터의 지시에도 '방에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이 나온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배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항로 등을 모니터하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회사와 연락하게 된다"면서 "회사에서도 사고 사실을 당연히 알 수밖에 없고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NEWS:right}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회사에는 '해경에 보고했느냐' 등에 대해 회사와 교신을 할수 있지만,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지시를 받고 대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선장이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를 하는 게 맞는데 이게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검찰도 선장 이 씨가 왜 긴박한 상황에서 관제센터로부터 '탈출 준비' 지시를 받고도 제대로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경 합동 수사본부는 압수한 이 씨의 휴대전화 내역과 세월호와 청해진해운 회사 간에 교신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이 씨가 어디와 통화나 교신을 했는지, 어떤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