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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추억… 한장석 · 최천식·박희상



농구

    ''대한항공''의 추억… 한장석 · 최천식·박희상

    1986년 4월1일 창단, 그리고 2007년 1월…. 그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만년 중하위권이라는 오명 속에서, 또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말미암은 해체설 등 갖은 위기를 극복하고 견뎌냈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고공비행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한장석

     

    요즘 배구팬들은 말한다. "배구 볼맛 난다"라고. 이는 다름 아닌 대한항공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초 2006-2007 프로배구 V리그가 시작되기 전 대한항공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IG에 이어 역시나 4강 정도의 전력으로 예상했다.

    시즌 첫 게임에서 LIG에게 1-3으로 패할 때만 해도 그 예상은 곧 현실인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 천안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현대캐피탈을 3-2로 꺾으며 돌풍의 변주곡을 울리더니, 마침내 지난 3일 거함 삼성화재마저 3-2로 꺾으며 이제 돌풍의 팀이 아닌 강자 반열에 우뚝 서려 하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를 꺾은 날은 상대전적 26연패라는 수모를 끊는 7년만의 경사였다.

    대한항공은 8일 현재 5승1패로 삼성화재(6승1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창단 20년 만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한항공. 하지만 배구 골수 팬들에게 지난 20년간의 대한항공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의 의미로 다가와 있다. 아주 ''오래된 비행기'' 대한항공의 기억을 잠시 더듬어 보자.

    ''백구의 대제전'' 만년 중하위 팀 대한항공

    80년대 겨울스포츠의 양대산맥은 농구 ''점보시리즈''와 배구 ''백구의 대제전''이었다.

    ''백구의 대제전''은 84년 창설됐는데 당시 고려증권(98년 해체)과 현대자동차(현 현대캐피탈)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었다. 장윤창, 정의탁, 유중탁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스타가 포진한 고려증권. 강만수, 김호철, 이종경, 문용관이 포진한 현대자동차의 경기는 농구 ''점보시리즈'' 현대전자와 삼성전자 전에 못지않은 빅매치였다.

    럭키금성(현 LIG)은 이에 한발 뒤처진 3인자 신세였다. 여기에 86년 가세한 대한항공.

    당시 리그전에 참여한 경기대, 인하대 등 대학팀들의 전력이 만만찮아 겨우 6강에 끼일까 말까한 실력이었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를 스카우트 하기엔 재정이 열악, 항상 끈끈한 조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 고려증권과 현대자동차, 이후 삼성화재의 간담을 서늘케 할 정도의 복병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매 시즌 밑으로는 한국전력, 상무, 서울시청(해체) 정도가 순위를 뒷받침할 뿐이었다.

    역대 겨울리그(백구의 대제전, 슈퍼리그, 프로 포함)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한장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99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었다.

    돈보다는 의리를 지킨 스타들

    최천식

     

    대한항공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스타들이 몇 명 있다. 한장석, 최천식, 박희상이 그들이다.

    한장석은 대한항공 창단 멤버다. 따라서 당시 대한항공은 곧 한장석이었다. 한장석은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 공격수로서 당시 흔치 않은 왼손잡이 공격수였다. 하지만 한장석 혼자서는 무리였다. 한장석과 함께할 왼쪽 공격수가 없었다.

    이러한 갈증을 풀어준 선수가 바로 ''코트의 귀공자'' 최천식이다. 최천식은 197cm의 헌칠한 키에 별명대로 귀공자풍의 외모를 동반, 당시 수많은 여고생 팬을 몰고 다니며 대한항공을 인기 구단으로 끌어 올렸다. 최천식은 외모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실력까지 검증된 선수였다.

    최천식은 인하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 당시 고려증권과 현대자동차, 럭키금성의 스카우트 대상 1호였다. 하지만 그는 돈 많은 구단 보다 초라한 대한항공에 입단, 서로 협력관계였던 인하대와 대한항공 간의 의리를 지켜내며 팬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90년대 중반 대한항공의 스타 계보를 잇는 선수는 역시 ''배구도사'' 박희상이다. 박희상은 이미 대학시절 월드시리즈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스타 반열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박희상 역시 최천식과 마찬가지로 인하대-대한항공의 코스를 이으며 의리를 지켰다. 또 핸섬한 얼굴에서 은은히 뿜어내는 미소에 많은 여성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한장석은 이후 대한항공 사령탑까지 맡으며 영원한 ''대한항공맨''의 자리를 지키나 했지만, 2001년 11월 선수들과의 불화로 인해 지휘봉을 놓고 만다. 최천식도 대한항공 감독대행직을 잠깐 맡다 지금은 소 대한항공팀인 인하대 감독을 맡고 있다. 박희상은 은퇴 후 인하대 코치로 활동하다 지금은 대한항공 직원으로, 또 배구클럽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대한 추억을 선사한 이들 3인방. 이들이 대한항공을 지켜냈고, 그 대한항공은 지금 팬들을 열광케 하며 코트 위를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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