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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승부조작 만연…유명 격투기선수도 희생자"



스포츠일반

    "씨름 승부조작 만연…유명 격투기선수도 희생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아대 스포츠과학대 정희준 교수

    프로축구, 프로농구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던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씨름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난 1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급 결승전에서 A선수와 B선수가 만났는데요. 이 신예인 A선수가 그동안 승승장구해 온 B선수를 이기면서 의외의 결과다. 신인스타가 탄생했다. 이런 신문기사들이 쏟아졌죠. 그런데 알고 보니 A선수가 B선수에게 경기를 지는 대신 상금을 반반 나누기로 조작을 했다는 겁니다. 씨름협회에서는 오늘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는 예정인데요, 이게 스포츠계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까 이것도 조직적인 승부조작 아닌가 자꾸 의심을 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생활체육학과 정희준 교수 연결해보죠. 정희준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희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앞에서 소개를 하긴 했는데 A, B 나오고 이러니까 헷갈려요. 교수님이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죠.

    ◆ 정희준> 일단 관계자들이 보기에는 B라는 선수가 씨름을 더 잘해서 이길 것 같았는데 의외로 A선수가 우승을 했다는 거죠.

    ◇ 김현정> 신인이 이겼어요, 의외로.

    ◆ 정희준> 그런데 조금 독특한 것은 뭐냐면 이제까지는 감독의 지시라든가 연맹이라든가 협회 고위층의 지시에 의해서 승부가 바뀌기도 했었는데, 이번 사건의 특성은 선수들 간의 사전 약속에 의해서 승부가 결정이 됐다는 게 되겠죠.

    ◇ 김현정> 승부가 선수들 간의 돈거래에 의해서 결정이 됐다는 점이 다른 스포츠 승부조작과는 다른 점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희준> 보통 여태까지는 감독이나 협회의 지시라든가 스포츠 도박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팀에 와서 몇 년 됐는데 우승 기록이 없어서 조금 압박을 받아서 이 선수가 그렇게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 그런 내용도 있고요. 또 특정지역에서 열리다 보니까 그 지역에 연고를 가진 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우승을 하고 싶었던 욕심도 있지 않았나,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중요한 건 이게 아주 이례적인 사건이냐, 아니면 알게 모르게 씨름판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일이냐 이 부분일 텐데, 어떻게 보세요?

    ◆ 정희준> 제가 모든 종목을 다 조사해 본 건 아니지만 제가 알아봤던 종목 중에 승부조작이 없는 종목은 없었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뭐뭐 알아보셨는데요?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정희준> 축구, 야구라든가 아니면 유도, 태권도도 그렇고요. 그래서 제가 알 만한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선수든 감독이든 얘기를 하죠. 얘기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것도 있어요. 승부조작이 나쁜 건데 마치 선행의 승부조작 정도로 이해를 하셔서 내가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고,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아이들 진학을 위해서 한 거라든가. 그런 경우에는 사실 학생도 알고 학부모도 알거든요. 사실 스포츠계에서는 만연해 있는 거죠.

    ◇ 김현정> 씨름도 예외가 아닐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희준> 그렇죠. 씨름 경우에도 져주기라든가 양보하는 것, 그런 것도 다 승부조작이죠. 이런 것들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죠.

    ◇ 김현정> 사례로 들 수 있는 것 중에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

    ◆ 정희준> 예를 들어서 대회를 하는데 준준결승이나 준결승이나 이런 데서 같은 팀 소속 선수가 붙잖아요. 그러면 감독이 좀 더 인정해 주는 선수, 우승에 가까운 선수를 이기게 해 주는 경우가 있어요. 씨름계 계신 분들은 그런 걸 이기기 위해서, 우승하기 위해서 그런 거다라고 하시는데 예를 들면 마라톤에서도 팀플레이를 하거든요. 같은 팀 소속선수 중에 우승할 만한 선수가 있으면 이 선수를 지원해 주기 위해서 우승 가능성이 없는 선수한테 네가 먼저 치고 나가라. 상대방을 자극하게, 상대방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도록. 그런데 먼저 치고 나가라고 얘기하는 경우는 있어도 네가 이 경기에서 금메달 따면 안 된다, 이렇게는 얘기 안 하죠. 그런데 이건 져라, 이기라를 결정해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건데. 예를 들면 여러분들 잘 아시는 최XX 선수 같은 경우도 젊은 나이에 한참 씨름에서 펄펄 날아다닐 때...

    ◇ 김현정> 이종격투기하는 최XX 선수, 체격 큰 선수요?

    ◆ 정희준> 굉장히 몸도 큰 편이라서 젊었을 때 열심히 해서 돈도 많이 벌고 우승도 하고 싶었는데 이종격투기를 한 이유 중의 하나는 조금 져달라는 주변의 부탁들이 자꾸 들어오니까 자기도 참 난처했던 걸로 압니다.

    ◇ 김현정> 자꾸 져달라고 해서?

    ◆ 정희준> 그러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간 것도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 그 바닥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승부조작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번 사건의 경우는 돈 때문에 한 거죠, 우승을 위해서 한 거고요, 그런데 진학을 위해서 한다든가 선후배라서 해 준다든가 굉장히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 교수님, 그냥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사실 축구하고 농구는 스포츠 도박하고 연계가 돼 있었거든요. 씨름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까?

    ◆ 정희준> 저도 거기에 대해서는 알아본 적은 없어서...

    ◇ 김현정> 아직은 더 수사를 해 봐야 할 단계인가요?

    ◆ 정희준> 네. 조그만 그런 건 있을 수도 있겠다 싶긴 한데요. 그거는 확인을 해야 될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은 지켜봐야겠지만 양보씨름하는 경우, 상금 가지고 나눠가지는 건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이세요. 이게 참 연이어 터지면서 문제입니다. 축구, 농구 이런 데서 우리가 워낙 놀래서 도대체 이게 어디까지 갈 건가, 이 부분인데요, 어디까지 갈까요?

    ◆ 정희준> 조금 바꿔야 되는 점이 뭐냐 하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승부조작이긴 한데 선의를 위한 거다, 제자들을 위한 거다 이런 경우 있잖아요. 이런 게 잘못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을 시켜야 되죠. 이런 것들이 없어지지 않으면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승부조작을 경험을 하고 나중에 지도자가 돼서도 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게 승부조작인지 뭔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 정희준> 3년 됐나요. 프로축구 K리그에서 승부조작이 생겼을 때, 그다음 해에는 프로야구에서 경기조작이라는 말이 생겼잖아요. 얼마나 어렸을 때부터 시작됐을까 하고 알아봤더니 초등학교 때부터 하더라고요.

    ◇ 김현정> 초등학교 선수단에서부터?

    ◆ 정희준> 네. 초등학생 애들한테 어떻게 승부조작 지시를 하나. 애들은 아무것도 모르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투수한테는 공을 원바운드로 던져라. 타자한테는 그냥 공 맞추지 말고 휘두르고 들어와라.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운동을 한 선수들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이 선수들 경우에는 그러한 승부조작을 그렇게 나쁜 거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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