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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달리던 할인주유권 사업… 결국 사기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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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신화 달리던 할인주유권 사업… 결국 사기로 끝나

    주유 상품권(창원서부서 제공)

     

    지난해 액면가보다 18%나 싸게 팔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나에너지의 할인 주유권이 결국 휴지조각이 됐다.

    할인 주유권을 판 업체는 방송과 언론에까지 소개돼 성공신화를 달리는 듯 보였으나 사기 행각이 들통나면서 수 천명의 피해자만 남긴 채 문을 닫았다.

    ▣ "기름값 싸다 싸"...입소문 탄 할인주유권

    하나에너지 대표 A(42)씨는 지난해 3월 별다른 직업이 없던 B(32.여)씨와 창원시 중앙동에 상품권 판매회사인 하나에너지를 설립했다.

    이들은 이후 창원시 도계동으로 본사를 옮긴 뒤 25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A 씨는 액면가보다 18%나 싼 할인 주유권을 팔기 시작했고 언론과 방송에도 홍보했다.

    A 씨는 한 언론 기사에 미래를 여는 혁신 인물로 소개되기도 했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입소문이 타기 시작하면서 고유가 시대에 조금이나마 기름값을 아껴보려는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사업 시작 1년 여만에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전국의 지역본부 9곳과 지사 116곳, 대리점 191곳 등을 피라미드식으로 모집했다. 가맹주유소도 4천여 곳에 달했다.

    이들에게는 판매대금의 1-3%의 이익금을 제시했다.

    A 씨는 3만원, 5만원, 7만원, 10만원 권 주유상품권 269억 원 어치를 발행해 유통시켰다.

    ▣ "이윤이 날 수 없는 구조"...돌려막기하다 들통

    A 씨는 "2년이 지나야 흑자 구조로 바뀐다"고 진술했지만 애초부터 이윤이 날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예를 들어 대리점은 10만 원 짜리 주유권을 소비자들에게 18% 할인된 8만 2천원에 판매했다.

    대리점은 판 금액의 3%를 남긴 채 지사로 보냈고, 지사는 다시 1%의 이윤을 남기고 본사에 돈을 송금했다.

    본사는 결국 7만 7천 원을 받게됐지만, 주유소에는 10만 원을 지급해야 했다.

    A 씨는 사업 당시 초기 자본이 전무한 상태였고, 다른 수익구조도 없어 차액은 고스란히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판매금액만 가지고 주유소에 대금을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 수법으로 사업을 운영했지만 적자 규모가 커지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한 주유소들은 상품권 주유를 거부했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소비자들의 환불 소동이 빗발치면서 A씨의 성공신화는 사기 행각으로 끝이 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들만 5천 300여명에 달했다. 한 순간에 할인 주유권이 휴지 조각으로 변해버렸다.

    피해자들은 '하나에너지 주유상품권 사기 피해자 모임'을 포털사이트에 개설하고 전국의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본사와 지사, 대리점간 판매 수수료와 할인율 등을 고려하면 애초부터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A씨가 초기 자본금 없이 주유상품권의 판매 금액만을 이용해 자금을 돌려막는 수법으로 운영하다보니 피해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A 씨는 발행한 주유권 269억 원 가운데 150억 원의 판매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구속하고, 재무이사인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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