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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목적의 이윤 추구 ''사회적기업''…기대반 우려반



기업/산업

    선한 목적의 이윤 추구 ''사회적기업''…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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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회적 기업이 화두가 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취약계층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함과 동시에 수익 추구를 위한 영업활동을 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2010년 8월 현재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사회적 기업은 353곳. 대부분 지역연계형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대기업과 짝짓기를 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 한 발 늦은 사회적 기업

    국내에 사회적 기업이란 개념이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중반.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다.

    때문에 사회적 기업 수도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영국에는 5만 5천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으며, 이들이 영국 전체 GDP의 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밖에 이태리에서는 1만 1천여 개, 프랑스에서는 8천 4백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뒤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회적 기업의 성장세와 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회적기업연구원 조윤복 원장은 "한국만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 없다"며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이 실감날만큼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목적은 선하게, 경영은 전문적으로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대기업들이 있다. 지난해 말 사회적기업사업단을 발족한 SK가 대표적이다.

    SK는 지난해 9월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사업단을 구성하고 향후 3년간 500억 원 지원을 결정했다.

    보통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1조 원대의 매출을 올려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고스란히 사회적기업 예산으로 편성한 것이다.

    박찬민 사회적기업사업단 총괄실장은 "기업들이 기부나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해왔지만 기부와 자원봉사는 일시적이고 지속성이 없다는 인식에 따라 사회적기업을 하는게 맞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더 나아가 어업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사회적 임팩트(영향), 지속가능성, SK사업과의 관련성 등을 고려해 사회적기업을 설립 및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SK가 지원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60여 곳. 이 가운데 결식아동과 저속득층 노인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행복도시락)''은 SK가 직접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 전국 29개 지점이 영업 중이다.

    하루 평균 1만 3천 5백여 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행복도시락 29개 지점의 471명 종업원 가운데 390명이 취약계층 출신이라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

    일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이들이 조리원, 배달원 등으로 일하며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SK가 지원하고 있는 ''행복한학교(방과후프로그램)'', ''아가야(보육 관련)'', ''고마운손(잡화류생산)'' 등 기타 사회적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취약 계층은 전체 840여 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SK는 사회적기업 아이디어 콘테스트 등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기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으며, 조만간 주민 친화적 도서관 사업, 맹학교 재학·졸업생들을 위한 취업 지원 등의 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포스코도 포스위드, 포스에코하우징, 포스플레이트, 송도SE 등 4개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운영하는 한편 간접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최근 경기도와 손을 잡고 보조재활기구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을 열었다.

    이밖에 여타 주요 그룹들도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 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 속속 사회적기업 설립 및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 새로운 개념의 벤처…소셜벤처

    안정된 대기업과 손을 잡고 커나가는 사회적기업이 있는가하면 사회적 목적 달성을 염두에 두고 창업을 하는 소규모 기업, 이른바 ''소셜벤처''도 있다.

    페트병 등 용기를 재활용해 의류를 만드는 오르그닷의 김방호 이사는 "우리는 경쟁에 내던져진 것"이라며 사회적 목적만 추구하는 비정부기구(NGO) 활동과 구분해줄 것을 주문했다.

    실제 오르그닷의 구성원들은 모두 영리기업 출신이다. 김 이사는 "영리기업 출신이기 때문에 업계의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하고 있고 사회적기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공장에서 의류를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기며 만들고, 소량 생산으로 제고를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한다"며 "의류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가가 일반 제품보다 1.5~2배 정도 비싸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고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오르그닷은 최근 SK와이번즈에 유니폼을 납품하는 등 매출면에서도 긍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 NGO? 영리기업?…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이 확산됨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사회적기업에 떠넘긴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2007년부터 사회적기업지원법안을 통해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대기업 위주로 사회적기업이 주도되면서 사회적기업의 사유화 및 관치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BestNocut_R]

    여기에 대기업과 연계된 사회적기업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세간의 시선도 극복 대상이다.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이라는 정부 및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적기업을 들고 나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박찬민 실장은 "기업의 역량과 자본을 갖고 사회적기업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공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기업이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을 일정정도 흡수함에 따라 NGO의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일부 NGO 단체 관계자들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닌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곳, 사회적기업. 역사가 짧은 만큼 아직 논란도 많지만 이들이 사회적 빈틈을 어떻게 메워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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