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발표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실은 2일 국회에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야권 주도로 처리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란 입장을 밝히며 "채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며 일방 강행 처리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적으로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이 특검을 강행하는 것은 진상 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사고 원인과 과정 조사, 책임자 처벌은 당연하다"면서도 "법률에 보장된 대로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 절차가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서 설치한 기구"라며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채상병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2일 오후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정 실장은 "영수회담에 이은 이태원참사특별법 합의 처리로 여야 협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은 시점"이라며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치 첫 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한 것은 여야가 힘을 합쳐 민생을 챙기란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오늘 일방적으로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의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