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에서 열린 '2024 한국원자력연차대회' 현장에서 내빈들이 i-SMR 홍보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한수원 제공한수원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활용한 무탄소 도시모델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 구상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후위기 극복의 길, 원자력이 함께합니다' 주제로 열린 2024년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황주호 사장이 한국형 SMR 모델인 'i-SMR'을 활용한 SSNC 구상안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SSNC는 SMR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탄소 중립과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는 도시 모델이다. SMR 상용화 목표 시기인 2030년 이후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사장은 이날 국내 도시 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SSNC 구현 시 기존 도시 대비 에너지 생산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SNC 구현의 핵심사업인 SMR 개발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기본 설계를 마친 i-SMR을 2025년까지 표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 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한 뒤 2030년까지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i-SMR을 활용한 스마트넷제로시티(SSNC)를 설명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한수원이 SMR과 SSNC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 때문이다.
발전용량 30만㎾급 소형 원전인 SMR은 대형 원전처럼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도 건설이 상대적으로 쉽다.
특히 i-SMR 투자비용은 기존 원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건설 기간도 30% 이상 단축이 가능해 투자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을 반영하듯 미국 에너지부는 SMR 도입 시 전체 석탄화력 발전의 8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안전성도 SMR의 장점으로 꼽힌다. SMR은 원자로를 구성하는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만약의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 외부유출을 차단할 수 있다.
황주호 사장은 "i-SMR은 외부 전력이 없어도 중력 및 밀도차 등 자연력만으로 원자로 냉각을 유지할 수 있는 '완전 피동안전설계'가 적용돼 중대사고 발생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SM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헤리 바르요넨 핀란드 원자력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핀란드 정부도 SMR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고 향후 발전소를 SMR로 대체하자는 계획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스마트넷제로시티 상호협력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한수원은 이날 경주시와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 및 SSNC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인근에 조성하는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최적의 SSNC 사업모델 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도시의 탄소중립 달성은 길고 험난한 글로벌 탄소중립달성의 시발점이 되는 만큼 한수원은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여정의 선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