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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인데 늘봄학교 준비는 아직…교사들 "내가 떠안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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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학인데 늘봄학교 준비는 아직…교사들 "내가 떠안을라"

    전국 초교 2741곳 새학기부터 늘봄학교 운영
    교육부, 학교 1곳당 전담 인력 1명 배치 원칙
    실제 신규 기간제 교사 채용 2250명 불과
    세종시, 25곳 모두 인력 충원 없어
    전남·강원·경기 인원 배정받고도 채용 못해
    교사노조 "무리한 정책 추진" 비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오는 4일 개학과 동시에 전국적으로 2700여 곳의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일선 학교에선 아직까지 담당 인력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교육부는 늘봄학교의 교원 분리 운영 원칙으로 내세우며 전담인력 충원을 약속했지만, 인원 배정을 받지 못했거나, 인원 배정을 받고도 인력을 채용하지 못 한 학교들의 경우 교사들이 업무를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늘봄학교 인력 배치 지역별로 차이…세종시 인력 충원 '제로'


    연합뉴스연합뉴스
    1일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4일부터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늘봄학교는 맞벌이 부부들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의 방과 후 교실과 돌봄교실을 통합한 서비스로 아침 7시부터 최장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생만이 대상이지만, 2025년 초 1~2학년, 2026년 모든 초등생을 대상으로 확대된다. 초 1~2학년은 예체능,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이, 초 3~6학년은 AI/디지털, 체육, 문화/예술, 심리/정서, 기초학습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기본적으로 교원과 분리된 전담 운영 체제가 원칙이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 1곳당 전담 인력 1명을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초 교육부가 예상했던 2천개 교를 훨씬 넘어서면서, 교육부는 신청을 받아 2250곳(82%)에 대해 신규 기간제 교사 채용을 허용했다. 나머지 491개 학교는 기존의 인력풀을 활용해 돌봄학교를 운영하도록 했다. 실제로 세종시의 경우 늘봄학교를 신청한 25곳 모두 인원 배정조차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는 기존 방과후 활동 담당자가 충분히 늘봄학교 업무를 맡을 수 있다"며 "2학기부터는 모든 학교에 인력을 배치해 늘봄학교가 차질없이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사단체들은 늘봄학교 업무 상당수가 교사에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8개 시도교육청 459개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강사나 자원봉사자를 못 구해 교사가 대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늘봄학교 운영에 필요한 기간제 교사 채용을 학교에 맡긴 것 자체가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교사에게 돌봄 업무를 강요할 경우 업무 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늘봄학교 전담 채용 난항…교사 업무 가중 우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늘봄학교를 신청한 학교들 중에는 인원 배정을 받고도 전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곳도 상당수 확인됐다.

    모든 초교가 돌봄학교를 신청한 전남은 425개 교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3개(48%) 교만이 기간제 교사를 채용했다. 강원은 84개 교 중 65개(77%) 학교가 기간제 교사를 충원했다. 경기도는 975곳 중 926곳(95%)의 채용이 마무리됐다.

    다만 인천(60개 교)과 경북(152개 교), 서울(38개 교) 등은 모든 학교가 전담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은 늘봄학교 운영교가 118곳이지만 기간제 교사 100명을 배정받아 모두 채용했다.

    전담 인력 충원을 못한 지역들은 자격 조건을 중등으로 확대하고, 일부는 나이 제한도 62세에서 70세까지 늘렸지만 여전히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계획 관련 현장교사 긴급 설문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계획 관련 현장교사 긴급 설문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경기교사노조 임세봉 부대변인은 "경기도는 학교 신설 등으로 필요한 신입교사 자리를 기간제 교사로 메우고 있어 기간제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돌봄 교사는 방학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데, 굳이 어떤 기간제 교사가 돌봄 교사를 지원하겠냐"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학교는 한시적으로 교감 또는 교사에게 업무를 맡기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교원에게 업무를 맡기고 하루빨리 기간제 교사가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돌봄 업무를 맡은 교원에게는 합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돌봄학교가 모든 초교로 확대되는 2학기에는 각 학교에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고 교감이나 시도교육청 늘봄지원센터 공무원에게 실장을 맡길 계획이다. 기간제 교원 대신 늘봄을 전담하는 실무 직원도 6천명 채용한다. 초2까지 대상이 확대되는 2025년에는 학생 수가 많은 학교의 경우 시도교육청 전문직(장학사, 장학관) 또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전임 발령을 내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 채용뿐 아니라 학교에 공간이 부족해 교실을 돌봄 공간으로 활용하는 학교도 있어 교사가 교실에서 내쫓기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에 시행하기로 한 늘봄학교를 무리하게 올해로 앞당기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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