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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클러스터' 구상 내놨지만…비싼 단가‧폐기물처리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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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반

    'SMR 클러스터' 구상 내놨지만…비싼 단가‧폐기물처리 등 과제 산적

    핵심요약

    尹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원전산업 육성 정책 발표
    원전 연구‧개발에 5년간 4조원 투자…SMR 선제 사업화 등 추진
    SMR, 높은 전력 단가에 해외서 파산 사례…방사능폐기물 부지 확보 관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과 관련하여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과 관련하여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창원을 중심으로 경남 일대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자로) 클러스터' 조성 청사진을 내놓은 가운데 후속 조치에 따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SMR은 타 에너지원에 비해 전력 생산 비용이 비싼 데다, 소량이라고 해도 방사능 폐기물 발생으로 인해 처리 부지가 필요해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대전 민생토론회에서 한국판 이공계 스타이펜드(연구생활장학금) 발표 등 직접 행사를 주재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 또한 그 일환이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경남 일대 'SMR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15일 정부는 AI 산업 발달과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인해 향후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남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흡사한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SMR은 300MW(메가와트) 출력 이하 원전이다. 작은 용량으로 탄력적인 출력 조절이 가능하고 냉각수가 없어도 원자로를 식힐 수 있어 대형 원전에 비해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SMR은 한국형 SMR인 스마트의 원천기술과 APR 1400의 기술을 기반으로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을 도입해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우리 정부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SMR 도약을 위해 독자기술개발과 선제적인 사업화 추진, 국내 파운드리(제작) 역량 강화 등 3가지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i-SMR 개발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예산을 전년 대비 9배 증액했다. SMR의 개발 완료 목표 시기는 오는 2028년까지다.

    안 장관은 민생토론회 직후 열린 별도 브리핑에서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특별법에 대해 부연하자면, 원전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업계 등 우려를 감안해 SMR과 같은 신(新) 산업지원 등 근거를 법제화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과 관련하여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과 관련하여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원전 R&D(연구‧개발)에 5년간 4조원을 지원하겠다며 파운드리 측면에서 모듈형 제작·설치가 가능한 SMR의 확산에 따라 '공장에서 원전을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를 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의 제작역량을 활용해 SMR 위탁 생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창원과 경남 내 우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역량을 살려 반도체의 삼성전자·하이닉스와 같은 파운드리가 모여 있는 글로벌 'SMR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SMR 클러스터는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처럼 해외 수출 활성화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게 중론이다. SMR은 출력 용량은 작은 반면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력 생산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추이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SMR 개발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미국에서도 상용화 문턱을 넘은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 SMR 기업인 카이로스 파워는 테네시주에서 시범 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 제한됐고, 뉴스케일파워도 지난해 9월 유타주에서 SMR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건설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최종 사업은 무산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는 SMR을 통해 만든 전력을 1MW(메가와트)당 55달러에 판매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인해 건설비용이 오르며 단위당 손익 분기점은 120달러로 크게 올랐다. SMR 생산 전력이 타 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비싸지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 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된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뉴스케일은 SMR 개념 설계를 하며 전기공급 사업자로 나섰지만, 전기를 구입하는 쪽에서 전력 단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이라며 "대형 원전에 비해 SMR이 더 안전하지만, 용량이 작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면 전력 단가는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MR을 국내 전력 생산에 활용할 경우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부지 확보 문제가 관건이다. 영토가 넓은 미국의 경우 거주 지역이 아닌 사막 등에 처리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방폐장 부지 확보를 두고 지역 주민 수용성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원전에 비해 비록 소량이지만 SMR에서도 방사능폐기물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기 위한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SMR이 우리 원전 산업의 신성장 동력인 건 맞다"며 "해외 수출 면에선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고, 국내에서 활용하기 위해선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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