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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방송검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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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우려가 현실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방송검열' 논란

    핵심요약

    선방심의위, 방송사의 패널구성과 진행자 선정까지 거론하며 MBC 법정제재
    결국 진행자 교체로 이어져, 신장식 변호사 '뉴스하이킥' 자진하차.
    선방심의위 구성부터 편파성 논란, 보수성향 신생학회나 신생단체에 추천권 부여.
    20대 대선 법정제재 3건, 21대 국회의원 선거 법정제재 2건에 불과.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지난해 12월 구성 당시부터 편파성 논란이 일었던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이하 선방위) '심의'를 이유로 방송사의 패널 구성과 진행자 선정문제까지 거론하면서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방송에 재갈을 물리려는 '검열'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월 11일 열린 제3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추천인 최철호 위원이 "누가 왜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것을 신장식 씨한테 맡겨서, 신장식 씨가 TBS에 있었잖아요. MBC로 데려와서 이분한테 이걸 맡겼던 기획한 기획자가 누구인가요?"라고 MBC 관계자에게 질의했다.(회의록은 1월 30일 홈페이지에 공개됨). 최 위원은 제1차 선방위 심의에서는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방송을 중지시켜야 한다."며, "하나마나한 제재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위원은 또 "김준일을 평론가라고 출연시킨게 적절했느냐?"라고 묻거나, 이언주 전 의원과 박지원 전 의원의 패널 선정을 거론하면서로 "이언주 의원이 국민의힘,여당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세요?"라고 따졌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TV조선 추천인 손형기 위원은 "이언주 전 의원이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으로 돼 있지만 이 양반이 평소에 하시는 말씀들을 쭉 언론을 통해서 보면 거의 야당 인사와 진배없다. 좌파 인사와 진배없다 이런 느낌을 상당히 받는 청취자가 많을 테고, 김준일 에디터도 한때는 이준석 전 대표와도 상당히 친분이 있고 서로 호의적이고 이런 얘기도 일단 있었습니다만, 여기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하는 발언들 보면 전혀 그러지를 못하고 야당에 상당히 경도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런 느낌을 받거든요."라고 패널 선정문제를 파고 들었다.

    보수성향의 언론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인 권재홍(전 MBC 부사장) 위원은 "지금 문제가 된 신장식의 프로그램에서 김준일 출연자가 나온 부분과, 그다음에 그 앞에 이언주, 박지원 씨가 나온 패널들의 성향이라고 그럴까, 발언의 맥락 그런 걸 볼 때 신장식의 이 프로그램이 패널의 균형성을 갖췄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따졌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MBC라디오국 박정욱 시사콘텐츠 제작파트장은 "하루 방송만 놓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틀을 봐주셔야 한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선방위는 2023년 12월 13일 방송된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해 법정제재인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결국 신장식 변호사는 하차하기로 했다. 신 변호사는 "2월 8일 마지막 방송을 하기로 했다. MBC에 더 부담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방위의 패널선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뿐만 아니다. 2월 1일 열린 제5차 이날 선방위 심의에서도 패널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박재홍의 한판승부> 패널들이 모두 야당 출신"이라며 "반대 측 얘기를 해줄 수 있는 균형감을 가진 출연자가 없다. CBS는 출연자 선정 불균형, 패널의 자의적 해석 등 계속 이런 구성을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패널 선정에 대한 부분도 문제가 많지만, 그 패널들이 쓰는 어휘가 엄청나게 과격적"이라면서, "라디오는 핫미디어로 청취를 통해 흥분될 요인이 많다. 이런 패널들은 흥분될 요소를 많이 자극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또 우리나라 패널들은 자신의 주장을 할 때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특히 우리나라 패널들은 영향력이 큰데 선방심의위는 패널들이 차분한 어휘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디렉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도 법정제재 전 단계인 의견진술을 하게 됐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출범한 뒤 세차례 회의에서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2023년 12월 13일 방송분, 12월 27일 방송분, 12월 20일~26일 방송분에 대해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앞으로도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중징계가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이어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등 비판적인프로그램에 대해 법정제재를 이어갈 경우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는5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121건의 행정지도가 있었지만 법정제재는 전체 2건에 불과했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때도 231건의 의결 중 문제없음 108건, 행정지도 121건, 법정제재는 3건에 불과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중징계 남발은 위원 구성과정에서 예견됐다.

    방통심의위는 한국언론학회 등이 추천해온 학계 추천 심의위원을 '한국미디어정책학회'라는 신생 학회 추천으로, 방송기자연합회 등이 추천해온 언론인단체 추천 위원을 전체 방송기자에 대한 대표성을 띄기 어려운  '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으로 바꿨다. 시민단체 몫 심의위원 추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설립된 보수 언론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에 의뢰했다.

    심의 공정성을 고려해 개별 방송사가 아닌 대표성을 갖는 한국방송협회, 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추천해왔던 관행을 깨고 방통심의위는 TV조선이 추천한 인물을 선방심의위원으로 임명했다. 심의에서 중징계를 주도하는 위원들이 새로 추천권을 받은 단체에서 추천한 인물이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방통심의위에서 추천해 위원장으로 선출된 백선기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여서 제척대상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선방위는 공직선거법(제8조2) 등에 따라 국회 교섭단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방송사·방송학계·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사람을 포함해 9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총선 전 120일인 '예비후보자 등록신청 개시일' 전날인 2023년 12월 11일부터 선거일 후 30일인 2024년 5월10일 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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