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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키 구라모토, 물리학도에서 음악의 거장이 되다



공연/전시

    [인터뷰] 유키 구라모토, 물리학도에서 음악의 거장이 되다

    물리학도가 음악의 길 택한 이유? 오히려 자유로웠다
    내 공연에서 만난 韓 커플, 결혼소식에 감동 받기도
    신승훈과 와인 3~4번…코로나 끝나면 다시 만나기로
    어느덧 70대…여든쯤 되면 내 연주 만족할까 기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키 구라모토 (피아니스트)

    2023년 올해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연말에 몸도 마음도 추운 분들을 위해서 오늘 아침 라이브 준비했는데요. 이보다 더 따뜻할 수 없다. 따뜻한 피아노 선율로 우리를 녹여주실 분, 일본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유키 구라모토 씨 오늘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유키 구라모토> 안녕하세요. 유키 구라모토입니다.

    ◇ 김현정> 한국말 잘하시네요.

    ◆ 유키 구라모토> 아직 멀었어요. 지금은.

    ◇ 김현정> 아니, 듣는 것도 어느 정도 들으세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읽는 것은 좀 어려운 것 같고요. 글자를 읽는 것은 가능합니다.

    ◆ 유키 구라모토> 읽기 쉬워요.

    ◇ 김현정> 좋습니다. 뉴스쇼 청취자들께 하실 수 있는 한국말로 인사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유키 구라모토> 여러분 안녕하세요. 유키 구라모토입니다. 일본에서 왔어요. 합성어를, 발음이 어려운데 통해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제 말이 잘 전달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전달 잘 됐습니다. 이렇게 한국말로 하시니까 저도 막 일본말 좀 해야 될 것 같은데 아는 게 곤니찌와밖에 없어서. 곤니찌와.

    ◆ 유키 구라모토> 곤니찌와.

    ◇ 김현정> 감사합니다. 한국인들이 참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데요. 유키 구라모토 씨도 한국을 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었냐면 1999년 한국에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온 후에 한 해도 빠짐없이 한국 팬들을 찾아서 공연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유키 구라모토 (통역)> 1998년에 일본 문화가 해방이 되었는데요. 제 곡은 인스트루먼트가 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CD 출시가 가능했습니다. 그때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또 들어주셨고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1999년 다음 해에 서울 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당시에 많은 관객분들이 찾아주셔서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한국을 오시면 서울에서만 공연을 하시는 게 아니고 전국 곳곳에서 연주를 하고 계세요. 저는 틈틈이 전국을 여행도 하고 공연도 하고 하시면서 기억에 남았던 지역이 있는지, 지역이든 마을이든 도시든 기억에 남는 곳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정말 많은 지역에 제가 방문을 하기 때문에 많은 일들이 또 있는데요. 그런데 콘서트로 바쁘기 때문에 관광은 사실 별로 하지 못합니다. 제가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또 콘서트를 각지에서 했기 때문에 또 최근에는 제 음악을 들어주셨던 젊은 남녀분이 결혼을 하셔서 20년이 지나서 제 콘서트에도 와주셨는데 한국어와 일본어로 편지도 보내주셔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하긴 한국을 지금 24년째 방문하고 계시니까 20년 전에 공연장을 찾았던 남녀가 그 사이에 결혼을 해서 선생님 저희 결혼했어요 하면서 다시 콘서트장을 온 거예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사귈 때는 아마 각자 CD를 한 장씩 구입을 해 주셨을 텐데 결혼을 해서 이제는 CD를 한 장밖에 구입을 안 해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그럼에도 매우 축하드립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유키 구라모토라는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겁니다. 음악을 잘 모르는 분들도 유키 구라모토라는 연주자의 이름은 다 아실 텐데 막상 피아니스트하고 곡을 연결시키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아마 이 곡을 들으면 아, 이게 유키 구라모토 씨 곡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오늘 준비한 첫 곡, 라이브로 들려드릴 그 첫 곡 직접 좀 소개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

    ◆ 유키 구라모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Lake Louise를 연주하겠습니다.

    ◇ 김현정> 정말 여러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Lake Louise를 오늘 유키 구라모토 씨의 라이브로, 이 스튜디오에 준비된 그랜드 피아노로 직접 들려드리죠. 청하겠습니다.

    [♬Lake Louise 연주]


    ◇ 김현정>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곡이다 이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아니, 출근길에 들으시다가 혹시 눈 감아버린 분 계시지 않을까 걱정이 살짝 드는데. (웃음) 이 곡은 선생님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애정을 가진 곡. 어느 곡 하나 애정 없는 곡이 있겠습니까마는 유독 이 곡에 대해서 애착을 갖고 계시다고 제가 들었어요. 어떤 사연이 담겨 있다고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이 곡은 1983년 무렵에 제가 좀 정신적으로나 일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피아노를 치다가 마치 신의 뜻처럼 저에게 내려온 곡이었는데요. 생각보다 또 빠르게 완성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기분 좋게 쓴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어떤 신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 곡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CD를 내자 이런 회사의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곡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여러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키 구라모토 씨는 피아노 전공도 아니고 작곡 전공도 아닙니다. 도쿄 공업대학교 응용물리학과를 나오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피아노에 모든 인생을 거는 연주자 또 작곡가가 됐을까. 인생을 바꿀 만큼 그 피아노의 매력이라는 건 뭐였을까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제가 사실 당시에는 고학생이라고 할까요? 초등학교 때 가업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져서 좀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피아노를 연습할 장소도 사실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검소한 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음악 서클에서 좀 자유롭게 제가 연주를 할 수 있으면서 좀 많은 마음의 위로를 얻었는데요. 그래서 사실 힘든 레슨을 저는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음악을 굉장히 자유롭게 할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자유로움, 어떻게 보면 틀에 갇히지 않는 그 자유로움이 피아노의 매력이 아닌가. 그게 또 유키 구라모토 음악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아니, 제가 듣기로는 가수 신승훈 씨하고 친분이 있으시다고 들었거든요. 맞습니까?

    ◆ 유키 구라모토 (통역)> 그리고 한국에서도 공연에 참여를 한 적이 있고 또 일본의 요코하마 아레나라고 해서요. 거기서 콘서트를 했을 때도 게스트로 출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또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신승훈 씨는 정말 노래도 잘하시고 또 콘서트 구성도 잘 생각을 하시고 또 젊지가 않은데 굉장히 댄스도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3년 전쯤에 두 분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한국에서 되게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유키 구라모토 씨의 음악을 듣다가 신승훈 씨가 구라모토 씨한테 SNS를 보낸 거예요. 코로나 끝나고 나면 구라모토상이 좋아하는 와인 한 잔 같이 해요. 이렇게 보냈대요. 그랬더니 구라모토상이 바로 답장 보내주셨다고 엄청 자랑을 한 겁니다. 혹시 두 분 코로나 끝나고 나서 진짜 와인 한잔 하셨어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코로나 후에는 사실 아직 가지 못했는데요. 예전에는 와인 마시러 갔던 적이 한 3~4번 정도 있습니다.

    ◇ 김현정> 다음에 두 분 와인 드시게 되면 저도 좀 불러주세요. (웃음) 아니, 제가 이렇게 유키 구라모토 씨하고 얘기 나누다 보니까 굉장히 푸근한, 사실은 음악 연주하시는 모습을 제가 모니터로 봤을 때는 뭔가 굉장히 거리 멀고 저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연주자 같았는데 이렇게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 그렇습니다.


    ◆ 유키 구라모토> 근처 할아버지입니다. (웃음)

    ◇ 김현정> 할아버지라고.

    ◆ 유키 구라모토> 아저씨 아니라.

    ◇ 김현정> 아저씨 아니라 할아버지라고. 푸근한 할아버지 느낌. 좋습니다. 자신의 음악을 닮은 피아니스트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1951년생 올해 나이 일흔둘. 내년이면 일흔셋 되세요. 예순일곱 되셨을 때 한 인터뷰에서 그러셨더라고요. 일흔쯤 되면, 70세쯤 되면 내가 피아노를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만족이 안 된다, 내 연주에 이런 말씀이겠죠. 지금 일흔셋 되시는데 이제는 자신의 피아노 연주가 어떻게 마음에 흡족하십니까?

    ◆ 유키 구라모토 (통역)> 60대 때에는 제가 코로나도 예상을 하지 못했고 사실 70 정도 되면 체력에 한계가 올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그래서 연주가 좀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60대 때는 그때 제가 피아노를 치는 힘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70을 향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때보다는 70세가 더 잘했던 것 같고 사실은 오늘 그 발언을 제가 80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 김현정> 여든쯤 되면 진짜 내가 만족하는 연주를 하겠다. 멋있습니다. 그러니까 끝없이 사실 저희 팬들이 듣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연주 같은데 나는 만족이 안 된다. 나는 끝없이 노력하고 연습하고 더 완벽함을 위해서 애쓰겠다, 이게 참 멋있는 말인데요. 유키 구라모토 씨 정도 되면 원하는 모든 꿈은 다 이루신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법도 한데 그래도 남은 꿈, 내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이런 게 있으실까요? 대가에게도.

    ◆ 유키 구라모토 (통역)> 물론 저에게도 아직 꿈은 있습니다. 제가 만든 곡이 사실 굉장히 많은데요. 300곡 이상 다 CD로 출시가 되었는데 아직 사실은 여러분들이 모르는 곡 중에서도 좋은 곡이 많은데요. 그러한 곡을 악보로서 또 후손에 남기고 싶기도 하고 또 연주로서 좋은 영상이나 CD 음원으로서 좋은 것들을 또 후손에게 많이 물려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끝으로 뉴스쇼, 김현정의 뉴스쇼 청취자들께 새해 덕담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유키 구라모토> 김현정 뉴스쇼.

    ◇ 김현정> 잘하시네요. (웃음)

    ◆ 유키 구라모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발음이 굉장히 어려운데 잘하시네요. 우리 새해 덕담을 청취자들께 한마디 해 주시겠어요?

    ◆ 유키 구라모토 (통역)> 최근 1~2년에는 또 코로나와 전쟁 등으로 힘든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내년에는 꼭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를 위해서는 여러분들께서 건강과 또 편안한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들 바쁘신 일상을 보내시는 가운데 건강하게 신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유키 구라모토 씨도 건강하시고요.

    ◆ 유키 구라모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하셔야 앞으로도 좋은 곡 많이 만들고 좋은 연주 많이 해 주실 수 있으니까요. 건강하시기 바라고요. 오늘 귀한 자리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곡 Paris, Winter. 이 곡을 들으면서.


    ◆ 유키 구라모토> Paris, Winter, 점점점.

    ◇ 김현정> 제가 그걸 놓쳤네요. Paris, Winter 점점점. 그 점점점 안에는 뭐가 들어 있습니까?

    ◆ 유키 구라모토 (통역)> 그 점점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건데요. 거기서 시련이 있었다든지 아니면 좋은 일이 있었다든지 또 파리의 예쁜 풍경이라든지 그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 순간들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Paris, Winter… 들으시면서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꺼내실지, 이 노래에 어떤 기억을 넣으실지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오늘 귀한 자리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유키 구라모토 씨, 그리고 통역에 고영미 선생님 고맙습니다.

    [♬ Paris, Winter…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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