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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뤄지는 '日 오염수' 후속 협상…런던협약 총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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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차일피일 미뤄지는 '日 오염수' 후속 협상…런던협약 총회 임박

    핵심요약

    日 오염수 방류, 한 달 지났지만…권고안 후속 협상 '미정'
    다핵종제거설비 '추가 핵종 측정' 협상에 정부 "아직 기술협의 없어"
    다음달 2일 '해양투기 금지' 런던협약 총회 개막…의제 채택 관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거친 오염수를 방류 전에 보관하면서 방사능 농도 측정도 하는 탱크 군의 모습. 연합뉴스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거친 오염수를 방류 전에 보관하면서 방사능 농도 측정도 하는 탱크 군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이 지난달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지만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4가지 기술적 권고안 관련 후속 협상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 폐기물 투기 금지'를 위한 국제 논의 테이블인 런던협약 총회가 다음달 2일 개최를 앞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의제 채택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후속 조치의 일환인 권고안 관련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7일 우리 정부는 독자 검토 보고서 발표와 함께 일본 측에 4가지 기술적 권고안을 제시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크로스플로우 필터의 점검주기를 단축하는 방안과 알프스에 대한 연 1회 입·출구 농도 측정시 핵종을 추가하는 방안, 방사선영향평가 관련 선원항의 변경이 있을 경우 재수행, 주민 피폭선량 평가 중 실제 배출량을 토대로 평가 및 공개 등이다.
     
    우리 측의 기술적 권고안은 일본이 오염수 처리 방식 중 해양 방류에 선택해 착수한다는 가정 하에 구성된 것으로, 원칙적으론 방류 이전에 논의가 완료됐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방류 개시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도 권고안 관련 협상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협상 상황에 대해 "그때 우리가 일본 측과 1차 논의를 하고 나서, 별도 회의나 기술협의는 아직까지는 개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각자 자체 검토를 하는 단계고 적정한 시기가 되면 우리 측도 재논의를 요구한다든지 조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앞서 양국 간 기술적 권고안 관련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방류 날짜를 확정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완의 권고안 관련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정작 방류 이후엔 이를 위한 논의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권고안 협상을 위한 향후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약 7800톤(t)을 달하는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면서 1차 방류를 완료한 도쿄전력은 다음달 초 2차 방류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약 20일 동안 설비 점검을 진행하고 있지만, 권고안 관련 협상 일정이 언급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이같은 '뭉개기'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특히 방사능 오염 물질인 각종 핵종을 거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알프스 통과 전후 검증 부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한 문제가 결부된 상태다.
     
    연 1회 알프스의 입·출구 농도를 측정시 핵종을 추가하는 방안과 관련해 박 차장은 "당초 이론적으로 (핵종 종류가) 69개 정도 얘기가 되다가 실측 기반으로 30개 정도로 줄인 바 있었다"며 "이 부분이 IAEA 측과 협의를 거쳐 핵종이 선정됐는데, 신뢰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든 우리와 일본 측이 단순히 일대일(1:1)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IAEA의 개입 없이 양국 간 협상으로 진행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2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국제해사기구(IMO) 주관 제45차 런던협약 및 제18차 런던의정서 총회에는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런던협약은 비행기와 선박, 해양 구조물 등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일본 측은 알프스를 거친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게 아니라 해저에 설치된 파이프라인으로 방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성훈 해수부 차관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직접 현장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폐기물 해양 투기'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대해 박 차관은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을 아꼈다.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선 '오염수 방류' 행위를 의제로 채택시키기 위해 최대한 다른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등 여론몰이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IAEA 보고서에 신뢰를 보내면서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상황인데, 이를 뒤집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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