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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 'LK-99', 기대감 속 신중론…교차 검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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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상온 초전도체 'LK-99', 기대감 속 신중론…교차 검증 관건

    핵심요약

    국내 연구진 퀀텀연구소, 초전도성 'LK-99' 개발 발표
    전기저항 없는 '꿈의 물질' 기대감…해외선 신중론 무게
    상온 상태서 초전도 현상 재현 관건…이르면 이달 말 검증 공개도

    '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 에너지부 제공'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 에너지부 제공
    이른바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국내 연구진의 주장을 두고 기대와 함께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해외 다수 전문가들은 '상온'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없어지는 현상 입증과 관련해 신중론에 무게를 둔 가운데 향후 교차 검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초전도체 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국내 연구진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를 통해 발표한 초전도체 'LK-99'에 대한 검증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고(故) 최동식 고려대 명예교수의 제자들이 설립한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지난 1999년 초전도체 성질을 띤 초기 물질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연구소의 이석배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의 성(Lee‧Kim)을 각각 따서 만든 명칭이 'LK-99'다. 
     
    최 전 교수가 지난 2017년 작고 당시 초전도체 관련 연구를 지속해달라는 유훈을 남기면서 퀀텀에너지연구소는 'LK-99' 물질 개발에 더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연구소가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LK-99'는 황산과 납, 인 등을 녹인 후 합성해 만들었다.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 모습.  퀀텀에너지연구소 영상 캡처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 모습. 퀀텀에너지연구소 영상 캡처
    'LK-99'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전해진 후 국내 학계보다 오히려 해외 학계 및 산업계 등에서 열풍에 가까운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전기저항이 무(無), 그러니까 0인 물질인 초전도체는 에너지 소모 없이 전류를 무한대로 흘려보낼 수 있다.
     
    현재까지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영하 200도 이하 등 극저온 또는 초고압 상태에서 초전도 현상이 발견되긴 했지만,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체 개발은 없었다. 상온과 상압에서 초전도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사실상 에너지 손실 없이 전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기부상열차에서부터 시작해 양자컴퓨터 등 산업계 혁신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외 과학계에선 'LK-99' 개발에 대해 신중론에 무게를 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논문을 통해 이론적인 주장이 제기됐지만, 동일 조건 속에서 다수 시료들을 통한 교차 검증이 없어 아직 신뢰도를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일 "아직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고, 인도 국립물리연구소 및 중국 베이항대도 'LK-99' 샘플 실험을 통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연구진의 발표 직후 'LK-99'에 다소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소속 양자 물질학자인 시네아드 그리핀도 SNS에서 "해당 논문은 초전도성을 증명하거나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저항이 없거나 마이스너 효과 등 측면에서 초전도성이 완벽하게 발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지난 5일 서면을 통해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3곳에서 LK-99를 직접 제작해 실험하는 동시에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샘플 시료를 받아 교차 검증을 하는 투 트랙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교차 검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쉽사리 이번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완전한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초전도에 가까운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명확한 가열 시간 등이 증명되지 않아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LK-99'는 일단 산화납과 황산납을 혼합해 725도에서 24시간 가열해 황산화납을 만든 후, 구리와 인을 섞어 550도로 48시간 가열해 인화구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황산화납과 인화구리를 1대1로 혼합해 고진공 상태 체임버에서 925도로 5시간에서 20시간 동안 구워서 만들어 지는 게 바로 'LK-99'다. 과학계에선 마지막 단계의 황산화납과 인화구리 혼합물을 5시간, 6시간 또는 10시간 등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여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종의 부분 상온‧상압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차 검증을 하더라도 세밀한 실험일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퀀텀에너지연구소 측 역시 같은 원재료를 두고도 완전히 똑같은 물질을 만든 것은 어렵다며 별도 노하우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시료 검증 등을 위해 이르면 한 달 안에 LK-99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등을 발표하는 동시에 질의‧응답을 위한 세미나 개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KAIST)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해외에서 관심이 많다보니 검증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너무 희망적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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