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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한국판 '실리콘 독스'로 만든다는 오세훈…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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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동=한국판 '실리콘 독스'로 만든다는 오세훈…과제는?

    오세훈, 아일랜드 더블린 '실리콘 독스' 방문해 성수동 GFC 구상 발표
    삼표레미콘 부지에 GFC세우고 서울숲,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연계, 성장거점화
    낮은 법인세, 영어 사용, 젊은 활력 등은 과제로 남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철거가 완료된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에 첨단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오피스 건축물인 '글로벌 퓨쳐 콤플렉스(GFC)'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GFC에 미래형 첨단산업의 글로벌 기업들을 입주시켜, 다국적 IT기업들의 유럽 본부가 밀집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그랜드 캐널독(Grand Canal Dock)' 지구, 일명 '실리콘 독스(Silicon Docks)'처럼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랜드 캐널독'을 포함한 더블린 항만구역, 도크랜드(Dockland)는 과거 영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더블린으로 싣고 온 선박 화물을 하역하고, 이 화물을 다시 아일랜드 각지로 뻗어나간 운하를 통해 실어 나르는 곳으로 1790년에 간척을 통해 건설됐다.
     

    쇠락한 지역에 구글이 들어왔다


    그러나 열차망이 전국에 깔리면서 운하는 주요 운송로서 역할을 잃었고, 캐널독 지역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쇠락한 항만구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이 수립됐고, 2004년 구글이 유럽 캠퍼스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세계 10대 IT기업 가운데 9곳의 유럽본부가 그랜드 캐널독 지구에 입주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빗대 '실리콘 독스'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아일랜드 국내총생산의 9%가 이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5만명이 고용돼 아일랜드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더블린 도크랜드 전경. 서울시 제공더블린 도크랜드 전경.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더블린을 방문해 그랜드 캐널독 지구를 포함한 도크랜드 일대를 둘러본 뒤,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를 첨단기업들이 입주하는 단지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그랜드 캐널독 지구가 한번에 내려다보이는 '컨벤션 센터 더블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더블린 시가 낙후된 곳을 잘 개발해 최첨단 기업들이 몰려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 처럼 "삼표레미콘 부지를 테크(T) 기업과 광고(A), 미디어(M), 정보(I) 기업들이 모여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TAMI 산업 부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공장 부지를 TAMI 거점으로


    그러면서 "삼표레미콘 부지에서 나오는 6천억원 정도의 공공 기여를 활용하고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연계해서 서울숲과 잘 어우러진 성수동 일대를,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고 전세계 기업들이 몰려오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같은 구상에 따라 삼표레미콘 부지는 미래 산업의 신성장거점이 되는 '글로벌 퓨처 콤플렉스(GFC)'로 조성되며, 서울시는 이를 위해 1종 일반주거지역인 해당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상향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했다.
     
    삼표레미콘 부지 위치. 서울시 제공삼표레미콘 부지 위치. 서울시 제공용도 상향으로 발생하는 6천억원 상당의 공공기여를 포함해 GFC를 어떻게 조성해나갈지를 놓고 현재 '건설혁신형 사전협상'이 진행 중이며, 설계안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하는 국제 공모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한강과 중랑천이 합류하는 입지적 특성과 한강의 상징성을 적극 활용해 랜드마크 타워를 건설하는 한편, 인근 서울숲에 전시문화, 컨벤션 공간 등을 갖춰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관건은 성수동의 '삼표 부지'에 GFC가 조성된 이후 더블린의 '실리콘 독스'처럼 다국적 첨단 기업들이 몰려들고 특유의 젊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철거 전의 삼표레미콘 부지 전경. 서울시 제공철거 전의 삼표레미콘 부지 전경. 서울시 제공이날 실리콘 독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오 시장의 질문에, 알란 로빈슨 도크랜드 비즈니스 포럼 대표는 △12.5%로 낮은 법인세, △영어사용 국가, △유럽연합 가입국으로서의 연결성, △젊은 인력 등을 꼽았다.
     
    오 시장이 현장 시찰에 앞서 캐롤라인 더블린 시장과의 면담을 가졌는데, 여기서도 더블린 시의 한 관계자는 '청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재들을 따라오는 것이지 인재가 기업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활력이 넘치는 환경을 갖고 있어야만 젊은이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기업규모에 따라 20~25%)은 경쟁력이 낮고, 서울은 영어 사용자들이 일하고 생활하기에 아직은 불편함이 많다. 저출생과 노령화가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활력이 넘치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어렵사리 부지는 마련됐지만, 넘어야 할 산들은 아직 많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성수동을 한국의 실리콘 독스로 변모시킬 수 있을까.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는 그의 역량을 가늠해보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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