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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그룹홈 재활교사, 과중한 행정업무에 노동권까지 파괴

제주

    장애인그룹홈 재활교사, 과중한 행정업무에 노동권까지 파괴

    편집자 주

    정부는 장애인 시설 소규모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적장애인 스스로 사회생활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진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은 사회재활교사 1명이 4명의 장애인과 함께 주택에서 생활하는 형태다. 그러나 90년대 만들어진 이 제도는 근로기준법 위반과 과도한 행정업무로 지적장애인들의 자립은 물론 사회재활교사의 노동권까지 파괴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발달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실태④]
    전재순 제주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서귀포시지부장 인터뷰
    "장애인 조직 중 가장 소규모라서 관심 못 받는 듯"
    광주시 그룹홈 1곳당 종사자 2명으로 확대 운영
    "행정업무 전담 시설장이라도 신설해야"
    긴급상황 대응위해 경찰-119-병원 연계한 비상망 구축 필요
    "장애인 이용자도 원하지 않는 행정평가 프로그램은 문제"

    (사)제주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서귀포시지부 전재순 지부장. 김대휘 기자(사)제주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서귀포시지부 전재순 지부장. 김대휘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운영되는 지적발달장애인 '그룹홈'
    ②30명 장애인 시설과 같은 '1인 그룹홈' 행정업무
    ③장애인 그룹홈 1인 다역 안전 사각지대…책임도 독박
    ④장애인그룹홈 재활교사, 과중한 행정업무에 노동권까지 파괴

    "최소한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남들은 다 지키고 있는데 복지를 위해 일하는 종사자가 근로기준법도 못 지키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아마도 장애인 조직 가운데 가장 작아서 관심 없는 것 같아요"
     
    (사)제주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서귀포시지부 전재순(49) 지부장의 하소연이다.
     
    전 지부장은 서귀포시내 공동생활가정 그룹홈 5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홈 운영을 위해 낮 동안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밤에는 공동생활가정 재활교사로 다시 근무를 한다. 5곳 가운데 1곳의 재활교수가 그만뒀기 때문이다. 무보수다.
     
    "남자 재활교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매번 재공고를 내고 있지만 하루 이틀 근무하고 그만 두죠, (장애인 주간)거주 시설보다 힘들다고 해요"
     
    "인력은 인력대로 구하기 힘들고 여건은 여건대로 안 되니 몰려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지부장은 19년의 복지사 활동 가운데 13년을 지적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 지부장의 말이다.
     
    "그룹홈 종사자의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법적 분쟁의 소지가 많은 것을 행정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하는 건지 그냥 무시하는 것 같아요"
     
    전 지부장은 "아마도 장애인 시설이나 조직 가운데 가장 힘이 없는 곳이 '공동생활가정'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실태와 문제점을 정리한 자료를 제주도에 전달하기도 했지만 답변이나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이용자들. 장애인그룹홈 제공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이용자들. 장애인그룹홈 제공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에게 물었다. 그는 "구체적인 자료는 전달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장애인그룹홈 종사자들의 인력이 부족해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요구사항이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예산의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당시 주요 제도개선 요구 사항은 선명했다. 재활교사를 확대하고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시설장 인력을 신설 배치해 달라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다.
     
    재활교사 1명으로는 업무과중이 심하기 때문에 노인공동생활가정이나 아동공동생활가정과 마찬가지로 종사자 2명으로 교대근무가 가능하도록 해 달라는 요구다.
     
    이는 광주시 지역에서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
     
    전 지부장은 "광주시는 2021년부터 공동생활가정 종사자를 2명으로 늘렸고 재활교사의 직급도 상향 조정했다"며 전혀 근거나 사례가 없는 요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당장 인력 배치가 어렵다면 최소한 공동생활가정 3곳당 1명의 시설장이라도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동생활가정의 행정업무와 함께 재활교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좋겠어요"
     
    현재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이용자들는 고령화 되고 있다. 때문에 이용자의 욕구는 더 복잡해지고 다양한 유형의 선택을 요구한다.
     
    기존의 낮 활동 중심의 경증장애인 위주의 지원 체계로는 중증‧고령 장애인의 주거 생활에 대한 서비스 지원에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대안은 동일 법인내 그룹홈의 행정업무를 통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법인별로 상근시설장 인력을 지원하면 된다.
     
    예를 들어 (사)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서귀포시지부라는 법인이 현재 5곳의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는데 법인에 상근시설장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이용자를 선발하는 과정도 체계적이지 않다. 이용자들의 장애상태에 따라 유형별로 그룹홈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 지부장은 "단순히 성별 분류에 따른 그룹홈 유형이 아니라 이용자의 장애 유형별이나 요구사항 유형에 따라 그룹홈의 유형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장애인그룹홈 이용자들이 평가 프로그램에 따라 의무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장애인그룹홈 제공장애인그룹홈 이용자들이 평가 프로그램에 따라 의무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장애인그룹홈 제공
    현재 공동생활가정 이용자 선발 방식은 성별로만 분류된다. 부모나 본인이 희망할 경우 2주 정도의 사전경험을 위한 체험형 공동생활가정을 이용한 후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특정 그룹홈을 이용하게 된다.
     
    안전을 위한 경찰과 119의 관심도 필요하다.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이용자들은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사고나 사건을 재활교사 1명이 감당하기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부를 수 있다.
     
    때문에 지역내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위치나 이용자를 인근 경찰이나 119 또는 병원 응급실과 공유할 경우 갑작스런 사건사고에 대응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이 지역사회 투명인간처럼 존재하기 때문에 각종 사건사고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
     
    전재선 지부장은 과다한 행정업무 가운데 평가 프로그램의 비효율성도 지적했다.
     
    전 지부장은 "평가 프로그램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용자들도 개인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하는데, 집에 와서 쉬고 싶은데 프로그램 하자고 하면 누가 하겠나. 주말에 프로그램 가자고 하면 이용자들이 전화기를 꺼버린다. 자기는 절대 가지 않겠다"며.
     
    현실과 맞지 않은 행정평가 프로그램은 사회재활교사는 물론 이용자인 지적발달장애인의 인권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애인그룹홈 운영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사회재활교사들. 장애인그룹홈 운영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사회재활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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