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보고회. 제주도 제공올해 4·3희생자 추념식에 보수정권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해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을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면 4.3추념식을 찾은 첫 보수정권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제주도는 23일 제주도청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주재로 김창범 4·3유족회장,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등 4·3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는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각 기관·부서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행사장 준비, 홍보, 교통관리, 안전 등 전반적인 진행사항을 논의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제주4.3 견뎌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 슬로건 아래 오는 4월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거행된다.
추념식은 오전 10시50분부터 11시30분까지 식후행사로 누구나 함께 하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제를 콘셉트로 4·3의 세계·미래화의 의미를 담아낼 예정이다.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묘역에 생화도 헌화된다.
추념식장과 4·3평화공원에서 참배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4·3종합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 추모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창범 4‧3유족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추념식이어서 의미가 크다"며 "첫 추념식의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창범 4·3유족회장은 "3년 만에 전 도민과 유족이 참여하는 만큼 고령인 도민과 유족을 위해 4·3평화공원 내 이동수단 마련 등 촘촘하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보수정권 대통령이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할지 여부 역시 관심사다.
4·3희생자 추념식에 아직까지 보수 정권 대통령이 참석한 적은 없다. 4.3추념식에 참석해 최초로 국가 차원의 사과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 이후 들어섰던 보수 정권의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10년간 추념식 참석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영훈 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반 재판 대상자에 대한 직권재심의 폭이 확대되고,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등 4·3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번 추념식에 대통령께서 꼭 참석해 도민과 4·3유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4·3희생자 추념기간을 3월13일부터 4월3일까지 운영하고, 언론과 버스정보시스템, 사회관계망(SNS) 등을 활용해 온라인 추모 동참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