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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는 천문학적 투자, 진짜 사람은 해고…인공지능의 '역설'



IT/과학

    AI에는 천문학적 투자, 진짜 사람은 해고…인공지능의 '역설'

    글로벌 빅테크, AI에 '공격적' 투자
    MS 12조원…구글도 5천억원 투입
    반면 '진짜 인간'은 역대급 구조조정
    AI 만든 인간이 일터서 쫓기는 역설
    "AI의 노동 대체 현상 가속화할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챗GPT'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챗봇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너나없이 챗GPT에 대항하는 AI 개발을 예고하고, 천문학적인 돈도 서슴없이 쏟아붓겠다고 공언한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반면 역설적이게도 AI를 만든 '진짜 인간'은 일터에서 내쫓기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간 빅테크들이 한둘이 아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영화에서나 보던 노동구조의 재편이 현실로 다가온 모양새다.

    현재 AI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보이는 건 마이크로소프트(MS)다. 챗GPT 개발사인 미국의 '오픈AI'에 이미 10억달러를 투자한 MS는 지난달 그보다 10배 많은 1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돈 약 12조6천억원이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의 한 경제지와 인터뷰에서도 "AI는 세상을 바꿀 가장 중요한 혁신이다. 챗GPT의 등장은 과거 인터넷 발명만큼 중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며 AI 열풍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 투입을 결정했다. 연합뉴스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 투입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지금의 AI챗봇 시장은 MS에서 투자한 챗GPT가 사실상 선점했다. 출시 두 달여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억명을 돌파했다. MAU 1억명 도달에 유튜브가 2년10개월, 페이스북이 3년2개월 걸린 것과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후발 주자는 위기감을 느낀 구글이었다. 구글은 지난 6일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를 공개하며 AI챗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AI챗봇 스타트업인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4억달러(약 5천억원)를 투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AI는 오늘날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가장 심오한 기술"이라며 "우리가 6년전 AI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정립한 이유다. AI가 우리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에서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에서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MS와 구글이라는 양대산맥 속에 다른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붐에 타고 올랐다. 대표적인 게 아마존이다. AI 서비스를 고도화하려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반도체가 필요한데, 아마존이 이같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차례 쓴맛을 본 메타도 참전을 예고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달초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AI 시장의 리더"라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해 AI챗봇 '갈락티카'를 내놨다가 가짜정보 등 논란으로 사흘 만에 폐기했다.

    아이러니한 건 말 그대로 '핫'하게 불타오른 AI 시장과 달리 '진짜 인간'의 고용시장은 얼음장처럼 냉혹하다는 점이다. 그것도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거리낌 없이 투입하는 글로벌 빅테크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먼저 MS는 오는 3월까지 직원 1만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전체 직원 22만여명의 약 5% 수준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구조조정은 거시경제 환경과 소비자 요구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MS는 오는 3월까지 전체 직원의 약 5% 수준을 감축할 예정이라 밝혔다. 연합뉴스MS는 오는 3월까지 전체 직원의 약 5% 수준을 감축할 예정이라 밝혔다. 연합뉴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1만2천명을 감축한다. 감원은 전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서 시행된다. 아마존도 1만8천명 감원 계획에 착수했다. 물류창고 인력을 제외한 전체 6% 수준으로, 아마존의 28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메타 역시 전체 직원의 약 13%인 1만1천명을 해고한다. 아마존과 같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감원이다. 저커버그는 "AI 검색엔진, 메타버스 등 우선순위가 높은 성장 사업으로 회사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이윤창출이라는 기업의 목적에 따라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전문가들은 빅테크들의 이같은 움직임에서 노동과 부가가치 창출 등 시장의 전통적 역할이 사람에서 AI로 이동하는 시대적 흐름을 읽는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는 자동화가 과거에는 제조업에서만 발생했는데, AI가 발달하면서 이제는 사무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경제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대중교육이나 일상적인 직무 훈련 등 반복적인 업무를 바탕으로 한 일자리가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사무직에서 고용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그에 맞춰 고용 전략도 잘 세워야 한다"며 "AI가 대체할 수 있는 단순, 반복적인 일 이외에 창의적이고 기획 능력이 요구되는 일자리에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결국 고용시장에서 원하는 직무 수준도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는 챗GPT의 인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글의 수석 전도사이면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는 "AI 챗봇이 화제라는 이유로, 정말 멋지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라"며 "당장 큰 이슈여서 이를 투자자들에게 팔 수 있고,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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