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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짜리 참기름병이 국보가 됐다고?…백자에 담긴 기막힌 사연



문화 일반

    1원짜리 참기름병이 국보가 됐다고?…백자에 담긴 기막힌 사연

    • 2023-02-13 10:07

    국립문화재연구원, '유물과 마주하다 - 내가 만난 국보·보물' 발간

    연합뉴스연합뉴스
    1920년대 경기도 팔당 인근에 살던 한 할머니가 나물을 캐다가 흰색 병을 발견했다. 목이 길어 참기름을 담기에 좋을만한 병이었다.

    할머니는 직접 짠 참기름을 병에 담아 상인에게 1원을 받고 팔았다.

    고소한 냄새만 날 것 같은 이 병을 주목한 건 당시 경성(지금의 서울)에 살던 일본인 골동품상이었다. 부인이 산 병이 조선백자임을 알아본 그는 다른 골동품상에게 이를 60원에 팔았다.

    이후 여러 수집가를 거쳐 1936년 열린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은 당시 돈으로 1만4580원.

    기와집 15채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조선백자로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 '참기름병'을 손
    에 넣은 사람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오늘날 간송미술관)을 세운 간송 전형필(1906~1962)이었다.

    훗날 정해진 명칭은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 1997년 지정된 우리나라 국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을 비롯해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 13건을 조사한 내용 등을 정리한 '유물과 마주하다 - 내가 만난 국보·보물'을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책자는 미술문화재연구실 연구자들이 조사한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보통 국보·보물 정기 조사에서는 각 문화유산의 상태, 보관 상황 등을 점검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용품을 전달한다. 연구진들은 이런 내용에 더해 각 유물에 숨겨진 일화나 조사 소회 등을 책에 담았다.

    6·25 전쟁 당시 목숨을 건 피난길에서 조상의 초상화를 챙기느라 고군분투한 후손의 노력, 딸이나 아들 혹은 처가나 외가를 구분하지 않은 재산 상속 이야기 등을 엿볼 수 있다.

    각 유물의 세부 모습과 조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더해 현장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책자는 문화유산 조사와 보존·관리에 도움을 준 개인 소장가, 문중, 사찰, 전국 국·공·사립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공개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술·기록 문화유산이 안전하게 전승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현장 조사와 심층 연구를 병행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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