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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만 정어리 떼죽음 미스테리 풀렸나…남은 의문도 여전



경남

    마산만 정어리 떼죽음 미스테리 풀렸나…남은 의문도 여전

    수과원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병원체 미검출·중금속 농도도 안전 수준
    정어리떼 내만 유입, 정어리떼만 빈산소수괴 피해봐…궁금증 커져

    창원시 제공창원시 제공
    여러가지 의혹들을 불러일으킨 마산만 정어리떼 집단폐사 원인이 산소 부족으로 밝혀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집단 폐사 원인을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어리 떼가 마산 연안까지 대거 들어온 원인이나 정어리만 집단 폐사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아 여저히 의문을 남기고 있다.

    죽은 정어리의 수거량이 무려 200톤을 넘어섰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는 소리가 수거에 동원된 어민과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올 정도였다. 보름이 넘게 정어리떼 사체가 마산지역 해안가를 허옇게 뒤덮었지만, 전례가 없는 일이라, 그동안 쉽사리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면서 수질오염이나 무단 방류, 용존산소 부족 등 다양한 분석과 추측들이 제기돼 왔다. 여기에다, 정어리라는 단일 어종의 집단폐사라는 점에서 그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창원시도 정밀 조사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에 원인분석을 의뢰했다.


    입 벌린 폐사체 다수·빈산소수괴 관측…병원체 미검출·중금속 농도도 안전 수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0일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인근에서 정어리 폐사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현장조사에 착수해 생물 분석·해양분석 등을 조사한 뒤, 1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제기돼 왔던 주장들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먼저 제기된 것은 '수질 오염설'이었다. 공장 폐수 등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 물고기들이 폐사했다는 주장이었지만, 광범위한 피해지역을 볼 때, 오염물질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물고기 사체를 분석한 수산과학원의 조사 결과, 근육 중 중금속(납·카드뮴·수은)의 농도는 식품의 허용기준치 이하로 안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원체에 의한 집단폐사도 의심됐지만, 생물분석에서 폐사를 야기하는 특정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폐사체에서 자연어에서 보통 검출되는 병원체가 발견됐지만, 수산과학원은 이로 말미암은 대량폐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해양환경 조사에서도 유해적조 생물이 발견되지 않아 적조가 원인일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 제공창원시 제공
    또, 어민들이 잡은 고기를 한꺼번에 버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많았다. 수산자원관리법 상 몸통 길이가 20㎝ 이하인 청어를 잡거나 팔지 못하게 하는데, 정어리를 청어로 오인한 어민이 잡은 정어리를 바다에 유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에 나선 해경도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수산과학원의 조사 결과, 해수유동 예측시스템을 활용한 부유폐사체의 이동을 역추적한 결과, 폐사체는 마산만 안쪽에서 발생했고 마산만 바깥쪽에서 폐사한 채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어리 유기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결국 수산과학원은 이같은 점들을 근거로 산소부족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량폐사가 발생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마산만), 진동만 북부해역에서 용존산소 농도 3㎎/L 이하의 산소 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수심 4m 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되는 것을 확인했다. 산소 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가 3 ㎎/L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 호흡 활동을 방해한다.

    마산만에서 광범위하게 빈산소수괴가 발행한 것은 여름철 수온이 높아지면 밀도 차이에 의해 바닷물 상층부와 저층부 사이에 밀도 약층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바닷물이 섞이지 못해 상층부로부터 산소공급이 차단되고 저층의 용존산소가 고갈돼 발생한 것으로 봤다.

    여기에다, 산소부족으로 폐사할 때 특이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도 강조했다.

    정어리떼 대량 유입과 정어리만 폐사한 원인 등에 궁금증 남아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정어리는 다른 어종보다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으로 과거 미국·인도네시아·칠레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대량 폐사한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정어리가 대량 발생한 이유는 남해 동부 연안·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한 개체 유입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어리떼 폐사체 발견지역. 국립과학수산과학원 제공정어리떼 폐사체 발견지역. 국립과학수산과학원 제공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 남은 의문도 있다. 우선 정어리 떼가 마산 연안까지 대거 들어온 원인에 대해선 설명되지 못했다. 정어리는 대부분 경남 연근해에서 잡혀 진해만, 마산만 등 내만에서는 보기 힘든 어종이다. 인근 어민들도 정어리떼의 마산만 유입에 대해선 밝혀진 게 없다며 궁금해 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빈산소수괴는 통상 물고기의 피해가 적은데, 정어리떼만 빈산소수괴의 영향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산과학원의 발표를 반박한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수과원 발표대로 진해, 마산만에서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할 정도로 빈산소수괴가 넓게 퍼졌다면, 정어리보다 훨씬 더 용존산소에 민감한, 바닥에 양식하는 패류나 저서어류도 죽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정착성 패류인 굴이나 조개, 또 가두리 양식 어류나 유영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유생이라면 낮은 용존산소로 죽을 수 있지만, 적합하지 않은 서식지를 헤엄쳐서 피할 수 있는 정어리가 빈산소수괴나 청수로 대량 폐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혼획으로 잡힌 정어리를 버린 것에 무게감을 두기도 했다.

    문제는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않으면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데 있다. 전횽표 창원시의원은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하지 않는다면 재발해도 방지할 방법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 황폐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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