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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400년' 성균관 문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또 훼손



문화 일반

    '수령 400년' 성균관 문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또 훼손

    • 2022-08-27 11:34

    지난달 작업 중 부러진 대형 가지 떼어내다 주변 가지 손상
    성균관, 훼손사고 재발에 '격앙'…"문화재청, 책임자 입회 약속 안 지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 내 수령 400년짜리 은행나무가 작업 중에 또다시 훼손됐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훼손된 부분. 성균관 제공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 내 수령 400년짜리 은행나무가 작업 중에 또다시 훼손됐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훼손된 부분. 성균관 제공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 내 수령 400년짜리 은행나무가 가지 정리작업 중에 또다시 훼손됐다.

    불과 한 달여를 사이로 문화재청과 종로구청이 위탁·관리하며 진행한 작업에서 연달아 훼손 사고가 나자 성균관 측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성균관에 따르면 전날 문묘 내에서는 지난달 1일 지지대 교체작업 과정에서 부러진 대형 은행나무 가지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한 나무 수리·보수업체가 굴착기를 동원해 부러진 가지를 나무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제거한 가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주변 가지를 손상해 표피가 심하게 벗겨졌다.

    현장 작업을 목격했던 성균관 측 관계자는 "나무 속살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크게 훼손됐다. 나무 표피가 너덜너덜해졌다"고 속상해했다.

    흰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훼손된 부분. 성균관 제공흰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훼손된 부분. 성균관 제공
    손진우 성균관장과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도 이날 가지 정리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었다.

    손 관장은 작업 중에 은행나무 가지가 또다시 훼손되자 "문화재청장 당장 오라고 하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성균관 측 관계자는 전했다.

    훼손 사고가 반복된 나무는 '서울 문묘 은행나무'로 불린다.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400년 정도로 여겨진다. 높이는 26m, 가슴높이 둘레는 12m에 이른다.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 없어졌던 문묘를 다시 세울 때 함께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성균관 측은 잇따른 훼손 사고가 작업 중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인재(人災)'라는 입장이다.

    손진우 성균관장(왼쪽)과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오른쪽)이 지난 26일 있었던 가지 정리작업 중 훼손사고가 나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성균관 제공손진우 성균관장(왼쪽)과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오른쪽)이 지난 26일 있었던 가지 정리작업 중 훼손사고가 나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성균관 제공
    지난달 1일 지지대 교체작업 때는 기존 지지대를 떼어내기 전 대체할 지지대를 먼저 설치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고 작업을 강행하다 가지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

    전날 작업 때도 부러진 가지가 워낙 무겁고 크기 때문에 제거 작업에 앞서 쇠줄 같은 장치를 나뭇가지에 묶어 안전하게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작업 과정에서 묵살됐다고 성균관 측 관계자는 지적했다.

    성균관 측에서는 지난달 사고 이후 '작업 시 반드시 책임자가 입회하도록 하겠다'던 문화재청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약속을 저버렸다는 주장도 내놨다.

    성균관 측 관계자는 "문화재청 쪽에서는 앞으로 (은행나무와 관련해) 무슨 작업을 하더라도 책임자를 입회시키도록 한다고 했는데 작업 당시 문화재청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종로구청 직원 1명만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훼손된 가지에 대해 랩핑 작업 등 긴급조치를 완료했다"며 "지난달 1일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재에 따른 사고로 보고 해당 업체를 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이 업체에는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작업 현장에는 꼭 입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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