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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짐승 막으려 무단 설치한 전기울타리…부녀 참변



청주

    산짐승 막으려 무단 설치한 전기울타리…부녀 참변

    옥천서 60대 감전사…밭 주변에 전기울타리 설치
    父 구하던 딸도 감전돼 숨져…친정 방문했다 사고
    전봇대서 전력 무단 사용…옥천군, 일제점검 예정

    옥천소방서 제공옥천소방서 제공
    산짐승을 막기 위해 무단으로 설치한 전기울타리에 부녀가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처럼 친정을 방문한 딸은 아버지를 구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12일 오후 6시 50분쯤 충북 옥천군 안내면 도율리 한 밭에서 A(65)씨가 동물퇴치용 전기 울타리에 감전됐다.
     
    A씨의 아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도록 남편이 돌아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직접 밭으로 찾아 나섰다.
     
    그러다 울타리 인근 하천변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하고는 곧장 딸 B(38)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구했다.
     
    급하게 밭으로 달려온 B씨는 아버지를 밭으로 끌어올렸지만 주변에 설치된 전기울타리를 미처 발견하지는 못했고, 자신마저 감전돼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B씨도 끝내 숨졌다.
     
    B씨는 최근 친정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마을 주민 C씨는 "대전으로 시집간 막내딸(B씨)이 얼마 전 친정을 방문해 지내고 있었다"며 "아버지를 구하다 사고를 당해 이웃들의 마음도 미어진다"고 말했다.
     
    옥천소방서 제공옥천소방서 제공
    옥천군 조사 결과 이 전기 울타리는 A씨가 무단으로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인근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한 뒤 220V 정도의 전력이 통하는 전기 울타리를 밭 주변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행정기관이 지원하는 전기울타리의 전류는 10~15V로, 동물이 접촉하면 놀라 달아날 정도다. 이마저 인적이 적은 곳에 설치해야 하고 차단기 등 안전설비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이보다 20배 안팎에 달하는 일반 가정 공급용 전력을 사용하다 사고를 당했다.
     
    옥천군은 전기울타리 지원사업 대상 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서는 한편 무단 설치 농가에 대해서도 자진 철거를 유도하는 등 계도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읍·면을 통해 전기울타리 설치 농가에 대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며 "불법으로 울타리를 설치한 농가에 대해서는 위험성을 알리고 자진 철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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