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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착한 동생인데…" 제주 어선 화재 실종에 '황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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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착한 동생인데…" 제주 어선 화재 실종에 '황망'

    어선 3척 화재로 부상 3명·실종 2명
    소방 당국, 초진 완료…"잔불 정리 중"
    불탄 어선들 검게 그을리고 뼈대만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어선 모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어선 모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어제만 해도 '두 달간 오징어 잡으러 갔다 올 게'라고 했는데…"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로 실종된 A(44)씨의 지인 B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6일) A씨와의 정겹게 통화한 내용을 떠올리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동네에서 정말 성실하고 착한 동생이었는데, 화재로 실종돼 안타깝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17분쯤 한림항에 정박해 있던 한림선적 근해채낚기어선 C호(29톤)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C호에서 시작된 불은 양옆에 붙어 있던 한림선적 근해채낚기어선 D호(49톤) 등 어선 2척에도 옮아 붙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불은 금세 번졌다.
     
    이 화재로 C호에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33)이 전신 화상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른 한국인 선원 2명도 얼굴 화상과 왼쪽 종아리에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C호에는 A씨 등 선원 8명(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4명)이 타고 있었다. 화재 직후 부상자 3명은 바다로 뛰어내려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나머지 3명은 인근 배에 있어서 다치지 않았다. 다만 인도네시아인 선원과 기관장인 A씨 등 2명은 실종돼 현재 해경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현장 모습. 주민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고상현 기자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현장 모습. 주민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고상현 기자
    화재 당시 현장에 있었던 D호 선장 김모(58)씨는 취재진과 만나 "C호 기관실에서 뭔가 터진 거 같다. 갑자기 '펑' 하고 폭발음 같은 게 났다.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우리 선원 8명도 당시 배에서 내일(8일) 출항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불이 나자마자 배에서 내려 다친 사람은 없다. 배에 스티로폼 박스를 많이 실어 놨는데 불이 크게 났다"고 망연자실했다.
     
    화재 현장 인근 가게에서 일하는 신순희(49‧여)씨는 "갑자기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펑' 소리가 났다. 교통사고인 줄 알았는데, 보니깐 멀리 어선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재 직후 소방 당국은 인근 어선 20척에 대해 안전한 곳으로 긴급하게 옮기도록 했다. 이후 인력 154명과 헬기 등 장비 36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현재 큰 불은 잡은 상태이지만 어선들이 불에 잘 타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져서 잔불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검게 그을린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어선들. 고상현 기자검게 그을린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어선들. 고상현 기자
    화재 진압 과정에서 드러난 어선 3척의 모습은 검게 그을린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특히 불이 시작된 C호는 선미 부분만 물 밖으로 보이고 나머지 선체는 가라앉은 상태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대와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잔불이 안전하다 싶으면 구조대원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실종자를 수색할 것이다. 수중 아래에 실종자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수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색이 어렵겠다 싶으면 배를 인양한 후 선박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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