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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만 있어도 실적이 나빠지는데" 식품업계 노오력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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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앉아만 있어도 실적이 나빠지는데" 식품업계 노오력의 '배신'

    핵심요약

    대부분 재료 수입에 의존, 환율 상승 '치명타'…"식품사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 없어"
    밀부터 콩, 버터 등 원자재 최대 60%까지 올라…"원유, 인건비부터 포장재까지도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 이익 고꾸라져…가격 인상 고민하지만 서민 물가 부담에 '주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오전 9시9분쯤 1300원선을 넘어 치솟았다. 1300선 돌파는 2009년 7월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황진환 기자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오전 9시9분쯤 1300원선을 넘어 치솟았다. 1300선 돌파는 2009년 7월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황진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 경제 위기 이후 12년 만이다. 환율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바닥을 뚫고 지하실로 진입하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건 증시뿐만이 아니다. 식품업계는 전방위로 오르는 원자재 가격에 환율 상승이라는 결정타를 맞으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식품업계가 환율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두와 밀 등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다.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했던 식품사들은 엔데믹 전환으로 2분기 실적을 기대했지만 환율 상승으로 전투 '의지'를 상실한 듯 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식품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그냥 앉아 있는데 실적이 저절로 안 좋아지는 거라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무역상사를 통해 밀 등 원자재를 미리 구매해 놓은 식품사들도 환율의 '저주'를 피할 수 없다.

    금액을 정산할 때 구매할 당시 환율이 아니라 매매 대금을 정산할 때 환율로 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해당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물량을 선점하더라도 비싼 가격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전했다.

    "모든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 건 입사하고 처음"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환율 이슈 뿐만 아니라 원자재 상승은 지난해부터 식품업계를 괴롭혀 온 요인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농심과 롯데 등 식품업계는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원자재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 내부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소리도 흘러나온다.

    "밀가루 소비가 제일 큰데 전년 대비해서 60%가 올랐어요. 돼지고기는 40%, 콩도 40%, 버터랑 설탕은 35%씩 오른 상태에요. 식용유 같은 경우는 작년에서 두 배 가격이 올랐는데 그 정도까지 반영을 못 하고 있어요."

    곡물부터 인건비, 심지어 포장재까지 가격이 오르는 상황. 엔데믹으로 외식과 식품 소비가 늘고는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우려'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이렇게 급등하는 건 제가 입사한 이후 1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A 식품사 직원의 말은 식품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 이익이 줄어들면 회사로서는 손해다. 손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가격을 올리는 방법 뿐이지만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 있는 방안은 아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합당한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서민 물가에 직접 영향이 있어 다 올릴 수도 없다"며 "정부 눈치가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밥상물가 안정화를 위한 유통업계 간담회를 이어나가는 상황에서 지난해 가격을 한 차례 올렸던 식품사들은 가격 인상에는 몸을 사리는 상황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투자나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엄청나게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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