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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vs 합병하려면 조건 수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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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합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vs 합병하려면 조건 수용해야

    핵심요약

    슬롯·운수권 반납 받아들일까…공정위 '조건'에 갈림길 선 대한항공
    9일 공정위 전원회의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출석…결과 이르면 다음주 발표
    상가포르, 무조건 합병 승인했지만…깐깐한 EU 통합심사 통과해야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공정위가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운수권·슬롯 반납 '조건'에 대한항공과 공정위가 어느 선까지 절충할 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안건을 논의했다. 전원회의는 공정위 내 최고 의사결정 절차로, 이날 회의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보유한 우리나라 공항 슬롯과 운수권 반납 조건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에 전달했다.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은 미주 5개, 유럽 6개, 중국 18개 등 모두 65개다. 이 중 인천발 LA와 뉴욕, 시애틀, 바로셀로나 등과 부산발 나고야, 칭다오 등 노선 10개는 점유율 100%로, 공정위는 결합 후 독점 노선이 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도 함께 내걸었다.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1.5도 안 된다"…대한항공 반발

    반면 대한항공은 공정위 '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공정위 조건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건대로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할 경우, 합병 시너지가 떨어지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통합 취지도 무색해진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공정위 조건을 두고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며 "1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1.5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만일 공정위가 대한항공의 운수권·슬롯 반납 조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운수권 반납과 운임인상 금지 등 합병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공정위에 불승인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세종대학교 황용식 경영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고, 대한항공 역시 이에 반발한다면 판이 뒤집힐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합병이 무산되면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만큼 산은이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 공정위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해외 경쟁당국 심사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필수 신고국인 EU와 미국, 중국, 일본 등 7개 경쟁당국 중 한 곳이 반대해도 합병은 무산된다. 특히 EU는 앞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을 불허한 바 있어 까다로운 심사를 넘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중장거리 노선 준비 나서는 LCC들 "대형기 도입 속도"

    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를 재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미주 노선과 함께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중국, 일본 노선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운수권 재분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잉 737-800 단일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의 운수권을 따내기 위해 대형기 추가 도입을 검토중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슬롯과 운수권 재분배가 진행되면 적극 참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에어프레미야는 첫 장거리 노선으로 자유화 지역인 인천-LA 노선을 목표로 21년 7월부터 미주 취항 준비를 시작했으며 올해 5월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수행중이다. 또한 보잉 787-9 등 올해 4대까지 기재 확보를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에 7대, 내후년에 10대까지 대형기를 확장할 계획이다.

    장거리 노선 기종을 순차 도입하는 티웨이항공 역시 중대형기 추가 도입을 검토하며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에어버스 A330-300기종을 총 3대를 도입하고 싱가포르와 시드니,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제공티웨이항공 제공티웨이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의 통합에 따른 향후 운수권 및 슬롯 재분배에 앞서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거리 기종에 대한 추가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은 빠르면 1년 이내에 가능하기 때문에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 준비를 마칠 수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LCC들이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 받아 운항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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