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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vs 한앤코…미궁에 빠진 남양유업 매각



기업/산업

    홍원식 vs 한앤코…미궁에 빠진 남양유업 매각

    핵심요약

    홍 회장 "한앤코 책임" vs 한앤코 "사실무근"
    매각 결렬 이유 안갯속…매각가 눈높이 안맞았나
    법정공방 장기화 불가피…다른 매수자 찾기도 '난항'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박종민 기자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박종민 기자
    남양유업의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매각 결렬의 책임을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로 돌렸지만, 정작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법적분쟁과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홍 회장 "한앤코 책임" vs 한앤코 "사실무근"


    홍 회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한앤컴퍼니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홍 회장 일가가 한앤컴퍼니와 보유 지분 53%를 3107억 원에 넘기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이는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논란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한 조처였다.

    홍 회장은 먼저 이번 계약 조건이 불평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M&A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고 계약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매각결렬의 책임이 한앤컴퍼니에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회장은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되었던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꾸어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고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이한형 기자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이한형 기자
    반면 한앤컴퍼니는 계약은 아직 유효하며 홍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앤컴퍼니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과연 누가 말을 바꿔 왔는지, 지금까지 그 모든 분들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무엇이었는지 숙고해 보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주식 매매계약의 해제 여부는 중대한 사안으로서, 8월 31일이 도과해 해제되었다는 홍 회장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전혀 타당하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합의사항은 서면으로 남아 있으며, 오히려 그와 정반대의 내용들에 대한 자료들만 넘치고 있다"며 "본 계약 발표 후 홍 회장 측에서 가격 재협상 등 수용하기 곤란한 사항들을 부탁했다. 그러다 8월 중순 이후에는 돌연 무리한 요구들을 거래종결의 '선결 조건'이라 새롭게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각 결렬 이유 안갯속…매각가 눈높이 안맞았나


    매각 결렬 이유를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양측은 구체적인 협상 조건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회사 매각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3107억 원이라는 매각가가 홍 회장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남양유업의 매각가는 주당 81만 3천 원으로 당시 시가 대비 87%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설비, 영업조직, 브랜드 가치 등을 볼 때 저평가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한앤컴퍼니의 입장문에서도 홍 회장 측의 '가격 재협상' 요구가 언급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주위에서도 매각가가 남양유업 전체 가치보다 낮다고 조언을 한 것 같고, 남양유업 본사만 보더라도 부동산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 등도 고려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홍 회장이 두 아들의 직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남양유업은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보직 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를 지난 5월 복직시켰다. 같은날 차남 홍범석 상무도 임원으로 승진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법정공방 장기화 불가피…다른 매수자 찾기도 '난항'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법적 분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이날 서울중앙지법이 지난달 31일 한앤컴퍼니가 매도인인 홍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는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마친 뒤, 지난 7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이 거래 종결 기한인 8월 31일을 훌쩍 넘긴 9월 14일로 6주나 미뤘다. 한앤컴퍼니는 거래 종결 의무를 이행하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와의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이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준 만큼 홍 회장 측이 다른 매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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