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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탄핵 책임론'까지…위험수위 향해가는 與경선 비방전



국회/정당

    '盧탄핵 책임론'까지…위험수위 향해가는 與경선 비방전

    핵심요약

    민주당 '아픈 상처' 노무현 탄핵 사실관계 꺼내 든 이재명
    "저도 모른다"면서도 "투명하지 않고 안개 낀 듯" 의혹 제기
    '정통성' 강조하는 이낙연에 '배신자' 프레임 씌우기
    이낙연측 "사실 왜곡이자 총리로 선택해 준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욕한 일" 비판하더니
    "이재명 형수 욕설 들어봤느냐"며 또 다른 비방 소재로 맞서
    정세균·김두관까지 참전해 '탄핵 원죄' 있는 추미애까지 강제 참여
    "국민들께 나쁜 기억 다시 되살릴 수 있어…갈등 심해지면 상처 봉합 어려워져"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석해 후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석해 후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경쟁 상대의 과거 발언을 소재로 한 정체성 논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가정사는 물론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수십 년 전의 일까지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소환하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사진들을 보니 표결을 강행하려 물리적 행사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시니 납득이 잘 안 된다"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투표 당시 정말 반대표를 던졌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가 직접 "반대했다"고 밝혔지만 공세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됐다.
     
    이재명 캠프에서 이번 의혹을 최초로 공식 제기한 김영진 의원은 과거 이 전 대표가 '죽을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더니 17년이 지나 대선 후보가 되자 탄핵에 반대했다고 답을 했다며 상황과 입장에 맞춰 발언을 짜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의혹마저 제기했다.
     
    이같은 의혹 제기는 최근 경기도 유관단체인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진모씨가 텔레그램방을 통해 이 전 대표를 비방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자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지사 측이 제기한 것이다.
     
    이 지사는 "탄핵에 참여했는지, 안 했는지 저도 모른다. 투명하지 않고 안개가 낀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다는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임에도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사건이 민주당에 주는 의미가 매우 큰 역사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 이어 제4기 민주 정권 재창출의 장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주당에 있어 탄핵 사건은 정통성을 검증하는 관문과도 같은 일이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정통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동시에 자신은 '민주당의 적통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던 터라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 움직임에 동참했다'는 프레임이 형성될 경우 입게 될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스스로 정통성을 운운하고 있지만 한 번 배신했던 사람을 믿어서야 되겠냐는 것이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이러한 의혹 제기가 검증이 아닌 '이낙연 흔들기'에 불과하며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진 사실을 왜곡하는 "딱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오히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총리로 이낙연을 선택했다"며 "단순히 이 전 대표를 욕보이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까지 모욕한 것"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한형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한형 기자이 전 대표 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 의혹 제기가 이 지사를 향한 불법 선거운동, 가족 욕설 등의 이슈를 덮기 위한 것이라며 이 지사의 도덕성을 다시 언급했다.
     
    이낙연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저도 한 가지 묻겠다. 이 지사의 형수에 대한 욕설을 들어보였느냐"며 "도를 한참 넘은 욕설을 듣고도 지도자의 품격과 자질을 믿는 것인가. 국민들께서 이것을 이해하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과거사에 대한 의혹 제기를 상대 후보의 과거사로 맞받아 친 셈이다.
     
    선두 경쟁을 펼치는 후보들 간에 발생한 때 아닌 탄핵 논쟁에는 하위권 주자들도 동참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 전 대표는 물론 탄핵안 찬성의 이른바 '원죄'를 가진, 3위권 경쟁자 추미애 전 법무장관까지 한 번에 공격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서다.
     
    열린우리당 의장(당대표)를 지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시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켰다"며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해 민주당에 남았던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을 동시에 저격했다.
     
    김두관 의원도 추 전 장관을 노 전 대통령 탄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야권 대선주자화, 드루킹 고발로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를 이끈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비판하며 정 전 총리와 함께 추 전 장관을 이번 논쟁에 강제로 동참시켰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2004년 탄핵이 매우 아픈 상처이고, 누가 잘했고 잘못했느냐를 가르는 사건일 수 있지만 이런 식의 비방전은 국민들께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먼 과거까지 소환하는 나쁜 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는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문제도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신경전이 점차 커진다면 상처 봉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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