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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조우진 "첫 원톱에 심장 덜컹…초심 떠올려"



영화

    [EN:터뷰]조우진 "첫 원톱에 심장 덜컹…초심 떠올려"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 은행센터장 성규 역 배우 조우진
    데뷔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 맡아

    영화 '발신제한' 속 성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조우진. CJ ENM 제공영화 '발신제한' 속 성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조우진. CJ ENM 제공

    ※ 스포일러 주의
     
    배우 조우진이 데뷔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발신제한'은 그야말로 조우진이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작품이다. 단순한 원톱 주연 그 이상으로 그는 22년간 쌓아온 내공을 이 영화에 모두 쏟아부었다.
     
    조우진이 연기한 성규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출근길, 모처럼 아이들 등교를 책임지려다가 발신제한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후 모든 것이 뒤틀리게 되는 인물이다. 차 안에 설치된 폭탄의 존재를 알게 된 성규는 아이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설상가상 도심 폭탄 테러 용의자로 지목당한다.
     
    이처럼 극단의 상황에 내몰린 성규라는 인물을 조우진은 강약 조절을 통해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빚어낸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조우진으로부터 성규를 연기한 과정과 그를 지금에 이르게 만든 원동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

    ▷ 데뷔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았습니다. 단독 주연이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심장이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이 단어가 과연 내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죠. 혹시나 내가 품지 않았던, 품고 싶지 않았던 다른 마음이 생길까봐 초심을 제일 먼저 떠올렸어요.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정신을 제대로 잡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마음가짐의 일환으로 '좋은 배우라는 호칭을 듣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 조우진씨가 직접 보고 경험한 성규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평균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성장한 사람이라고 봤어요. 일을 제대로 보전하고 가족을 보호하고 가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려다 보니 어느덧 세상을 비롯해 모든 걸 냉정하게 바라보고 판단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됐다고 봤어요. 그렇게 해야 일도, 가정도, 행복과 건강도 잘 지킬 수 있는 가장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랬던 인물이 정말 일상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아주 극악무도한 범죄에 휘말리다 보니 점점 온도가 올라가고 조금 더 극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 평범한 출근길, 승진을 앞둔 은행센터장 성규는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요. 성규 역에 몰입하기 위한 조우진씨만의 접근법이 있었나요?
     
    "역할에게 주어지는, 장면에 주어지는, 컷에 주어지는, 셋업과 각도에 주어지는 다양한 질문이 총체적으로 제게 몰려왔던 기억이에요. 작업하면서 이렇게 많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어요. 이게 분량과 역할의 차이는 아닌 것 같아요.
     
    성규라는 인물이 가졌을 다급함과 당혹스러움, 비일상적이면서 일상 안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와 공포감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봤을 때 얼마나 공감하면서 이 상황에 빠져들 수 있는 연기가 될까, 이런 것들이 중요했죠. 감독님에게 제일 많이 강조한 건 농도와 밀도에 대한 것이었어요. 너무 모자라거나 넘치면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

    ▷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성규의 감정선도 요동칩니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끝까지 극의 긴장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라 부담이나 어려움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요. 고민도 많은 현장이었다니, 어떻게 이 과정을 극복해 나갔나요?
     
    "분초를 다투며 벌어지는 상황 변화가 굉장히 다채롭게 펼쳐지고, 또 다채롭게 변모해 가는 사람들 얼굴이 우리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하다 보니 사전 대본 리딩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은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반응, 그런 반응들의 찰나가 펼쳐질 영화가 될 거라 말했어요. 최대한 감정의 밀도와 농도를 적확하게 갖고 가자. 감독님과 이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현장에 가서도 감독님은 이번 컷에 우리가 담아야 할 찰나가 무엇인지, 여기에 담겨야 할 인물의 표정과 감정 변화가 무엇인지 다 잡고 갔죠. 거기서 저는 최대한 컷에 맞게 연기하려고 했고, 뿜어내기보다 담아내는 작업을 먼저 했어요. 담아내고 있으면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뭔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최대한 이 상황을 품어내는 인물이 되고자 노력했죠. 그게 컷마다, 테이크마다 오케이 하고 넘기고 다 붙여진 게 '발신제한'이라는 영화예요."

     
    ▷ 극 중 아빠라는 위치와 은행센터장이라는 위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아나가며 연기하는데요. 이러한 성규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구심점이 된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이렇게 급하게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성규가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가족애와 부성애가 큰 토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성규의 모든 분투는 거기서부터 비롯된다는 말을 감독님과 나누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

    ▷ 영화 속 부산 장산역과 해운대 광장, 구남로 일대에서 벌이는 카체이싱 장면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도심 속 카체이싱을 촬영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늘 있었습니다. 100컷을 찍었다면 100컷 모두 아찔했었죠. 수많은 리허설 후 촬영하긴 했지만, 혹시 모를 1%의 확률 때문에라도 긴장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저만이 아니라 지켜보는 감독님, 진두지휘 하는 연출제작부, 차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차가 지나가는 길목 어딘가에 서 있는 스태프까지. 거기다가 우리만 조심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어요. 로케이션 촬영을 하다 보니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는 사람, 차, 오토바이 모든 것에 대비해야 했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통제를 벗어난 상황은 늘 있었어요. 성규라는 인물에 몰입하며 느꼈던 스트레스 때문에 악몽을 꾼 적은 별로 없는데, 그런 사고 위험 때문에 악몽을 많이 꿨어요. 식은땀을 흘리며 새벽 3~4시에 일어났다가 겨우 다시 잠에 들기도 했죠. 다행히 사고는 없었고, 천만다행이라 생각해요.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어요."

     
    ▷ 극 중 딸 혜인으로 나오는 배우 이재인씨와 실제 부녀처럼 보였는데요. 이러한 케미를 위해 현장에서 어떻게 지내셨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재인씨와는 호칭 정리를 했어요. 아빠와 딸로 하자고 말이죠. 그 노력이 얼마만큼 좋은 장면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정말 아빠와 딸처럼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촬영할 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을 때도 아빠와 딸이 나눌 만한 농담도 하고요. 그리고 촬영 들어가서는 혹시나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 내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죠. 최대한 열어놨는데, 이 친구도 편하게 받아들이고 언제든 피드백을 했어요.

    재인씨에게 매회 감탄했습니다. 집중력과 몰입이 컸고, 준비를 해오는 것도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했죠. 저와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새로운 걸 뽑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짜 부녀 케미구나 생각이 들었죠. 솔직히 말하면, 제가 재인씨에게 참 많이 기댔어요. 제 옆에서 잘 버텨줬고, 그 부분이 너무 고맙죠."
     
    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영화 '발신제한' 스틸컷. CJ ENM·TPSCOMPANY 제공

    ▷ 만약 조우진씨가 성규와 같은 입장에 놓인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요?
     
    "네. 그 상상으로 시작해서 계속 찍었습니다. 각오는 성규 못지않았겠지만, 성규만큼 이렇게 목숨을 걸고 끝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임할 수 있었을 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 갖고 있어요. 그래서 성규에게 많이 배웠어요. '나 또한 그래야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게 큰 각오에 의한 생각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배웠습니다."
     
    ▷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우진씨를 이끈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물론 많은 사람이 겪는 과정이지만, 저도 서럽고 힘들 때가 있었어요. 적잖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적당히 무딘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오디션에서 떨어졌을 때나 작품에 참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생계가 어려울 그런 순간들마다 '그래, 더 좋은 날이 오겠지' 하고 그냥 무던한 듯, 무심한 척하면서 스스로 자기최면을 한 때도 있었던 거 같아요. 좀 더 보태자면 되도록 많은 사람을 연기로 설득할 수 있다면, 그래서 거기서 보람을 얻었으면 하는 동경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발신제한' 속 성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조우진. CJ ENM 제공영화 '발신제한' 속 성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조우진. CJ ENM 제공

    ▷ '지금의 조우진'을 단어나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다만 과정 속의 나'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연기를 못할 때든, 여러분의 호응을 얻으면서 시사회와 홍보레이스까지 하면서도 똑같은 게 뭐냐면, 그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냥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관객들을 위해 '발신제한'을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전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짧게 하겠습니다. 극장에 오실 때가 됐습니다. '발신제한' 보러 오십시오.
     
    함께한 분들이 좋아하니 저 또한 행복합니다. '발신제한'이, 신인 투수가 5선발로 나온 줄 알았는데 구원투수가 돼 있더라고요.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목격했는데, 극장주 분들도 고군분투하더라고요. 세심한 방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관객분들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발신제한'을 봐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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