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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의 쌍용차, 또 회생신청…어떻게 되나



기업/산업

    기구한 운명의 쌍용차, 또 회생신청…어떻게 되나

    주내 법원 결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최대 3개월 보류
    3개월 간 새 인수 주체 나오고, 대출연장-구조조정 합의돼야 기회
    IMF->글로벌금융위기->코로나…위기 때마다 '휘청', 세번째 악몽 재연

    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한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사진=연합뉴스)

     

    쌍용자동차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중이다.

    판매부진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누적된 부채, 모기업의 투자 회피 및 고질적인 경영난을 반복하던 끝에 결국 기업회생(법정관리) 신청의 오명을 또 뒤집어썼다.

    운명의 날은 21일, 쌍용차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원의 대출금 만기일에 찾아왔다. 이에 앞서 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 받은 600억원을 이미 연체한 상황이었고, 이번 달 말 우리은행 자금 150억원도 만기가 돌아온다. 발목을 잡은 전체 대출 규모는 1650억원이다.

    이에 앞서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6월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 투자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8월에는 새 투자자가 나오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때부터 "자구적인 회생 의지를 보이라"는 산업은행과 마힌드라 간 줄다리기는 결론이 예상된 파국과 같았다.

    쌍용차의 과거지사를 떠올리면 '기구한' 측면이 없지 않다. 2000년 워크아웃, 2009년 첫 번째 기업회생에 이어 세 번째 회생 절차를 맞이하게 됐다. IMF 사태와 국제 금융위기 등 동시대 사건들과 맞물린 굴곡진 기업사가 재연되는 상황이다.

    일단 당면한 결정은 회생법원에 신청한 기업회생 보류 여부다. 이번 주 내 법원의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받아들여지면 최대 3개월 이내에 신규 투자자와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새 투자자는 악화될 대로 악화된 유동성 위기를 감수해야 한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대주주 마힌드라는 지난 1월 2022년 쌍용차 흑자전환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23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4월 이 계획을 철회했다.

    마힌드라의 결정은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측면이 크다. 인도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마힌드라는 '쌍용차 포기' 결정을 내렸고, 현재 미국 HAAH오토모티브 측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HAAH의 규모가 크지 않아 쌍용차 내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구책을 내지 못할 경우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때문에 최대 3개월 이내에 신규 투자자 확보를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합의하느냐가 11년 만에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갈 지를 가를 전망이다.

    쌍용차의 직전 기업 회생 신청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월에 있었다. 당시 쌍용차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쌍용차에 대한 법정 관리(기업 회생)를 신청했다.

    법원은 회사의 회생을 위해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쌍용차는 같은 해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여기서 시작된 이른바 '쌍용차 사태'는 노사 갈등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긴 끝에 9년 만인 2018년에야 해고자 전원 복직으로 겨우 봉합됐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 봉합 뒤 채 3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악몽 같은 상황이 시작되는 셈이다.

    쌍용차는 2011년 3월 회생 절차를 졸업하고 마힌드라그에 인수된 뒤 판매 확대 등에 힘을 쏟으면서 한때 재무구조 등이 법정관리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으나, 신차의 판매 부진 등이 이어지며 결국 1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에 앞선 위기는 외환위기 중이었던 1998년 1월 대우그룹 인수 때 있었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쌍용차는 2000년 4월 대우에서 계열분리돼 독자적인 기업개선(워크아웃)작업에 들어갔다.

    2005년 1월 쌍용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쌍용에 대한 원크아웃 졸업(채권단 공동관리 절차 종료)을 결의하였는데, 이날 채권단과 중국의 상하이차 사이에 쌍용에 대한 지분 매각대금 거래가 완료됨으로써 채권단의 공동관리 절차는 완전 종료됐다.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했다. 1983년 한국 최초로 4륜구동차를 생산했고, 1986년 쌍용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쌍용자동차(주)로 이름을 바꾸며 'SUV의 종가'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위기 때마다 코란도, 무쏘, 체어맨, 티볼리 등 히트작을 냈고, 최근엔 가수 임영웅을 앞세운 렉스턴으로 인기몰이를 꾀했으나,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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