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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연내 방한 어려운데 한국 온 왕이…한미동맹 견제 급했나



국방/외교

    시진핑 연내 방한 어려운데 한국 온 왕이…한미동맹 견제 급했나

    "방문 여건이 중요" 코로나19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시 주석 연내 방한 사실상 어렵다는 뜻 전해
    한·중 관계 강화 통해 한미 동맹 쏠림현상 견제 분석
    한·중·일 정상회담, 동북아 방역협력체 등 협력관계 적극 지지 의사도

    왼쪽부터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이 원하는 시 주석 연내 방한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줄 수 없음에도 방한해 양국 관계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왕이 부장의 이같은 행보는 한·중 양국 관계 강화에 방점을 찍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사전에 견제하기 위한 분석이 나온다.

    왕 외교부장은 26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상황의 '통제'를 전제로 들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1년 만에 방한한 왕 외교부장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을 따뜻하게 초청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면서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방문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문의 여건'에 대해 "코로나가 어느 정도 통제된 뒤"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코로나19상황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는 점에 비춰,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사실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왕 외교부장이 굳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실제로 이번 방한 중 한·중·일 협력과 한·중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유독 강조했다. 당초 이번 방한 길에서 한미 동맹 편중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고, 대신 한중 양국 관계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왕 부장은 강 장관과의 회담 뒤 '한국의 미국 편중을 막으려는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중·한 관계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전략협력동반자 관계이니 우리는 전방위 조율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왕 부장은 강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시종일관 한중 관계 발전을 강조하고, 한중 FTA·양국 수교 30주년 준비 등 양국 현안 논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은 '유동적인 지역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3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정상회의 조기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 문제 해결을 빌미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 협력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이 한중일 3국 협력 관계 강화에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제안했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에 대해서도 적극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왕 부장이 미국에 대해 날선 메시지를 자제한 데는 미국 정권 교체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정권 교체기로 유동적인 상황에서 미국에 대해 각을 세우는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불필요한 자극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왕 부장은 실제로 강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한 국제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앞으로도 한중일 협력관계 발전을 명분 삼아 한미일 동맹에 대한 우회적 견제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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