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 7월 말부터 시행된 새 임대차법 이후 최근 3개월 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750만원 넘게 폭등했다. 2년 전인 2018년 10월(4억6160만원) 전셋값과 비교하면 7517만원(16.3%) 오른 수치로, 직전 1년 9개월 상승분과 맞먹는다.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이후 처음 5억원 선을 넘었던 8월(5억111만원)보다 3756만원(7.5%) 올랐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7.5%)이 지난 2년 상승률(16.3%)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8~10월 전세물건 품귀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 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도 전달(4억6833만원)보다 3971만원 오른 5억804만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개월 사이 ㎡당 평균 44만2천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3.3㎡(1평)당 평균 145만9천원 오른 셈이다. ㎡당 평균 전셋값을 국민주택 규모보다 조금 큰 전용면적 86.8㎡ 아파트에 적용하면 5억3667만원으로, 평균 전셋값과 같은 수준이 된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용 86.8㎡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금천구가 3개월 사이 전셋값이 11.0%(3640만원) 올라 서울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성동구가 10.9%(6031만원), 은평구가 10.3%(3832만원), 강동구가 10.2%(4996만원)로 10% 넘게 상승했고, 강북구 9.5%(3402만원), 광진구 9.5%(5295만원), 동대문구 9.3%(3902만원), 성북구 9.2%(4123만원), 노원구 9.0%(3076만원), 송파구(8.8%·5070만원), 강서구(8.1%·3527만원, 도봉구(7.8%·2487만원)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지난 10월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로, 같은 평형 아파트(전용 86.8㎡ 기준)를 전세로 얻으려면 평균 9억786만원이 들어갔다. 전셋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은 도봉구로 86.8㎡ 아파트 기준으로 평균 3억4307만원이 필요했다.
전세 품귀 속에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4억원 미만 전세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KB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라가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0~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