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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 3인방 "K방역 덕 내한공연…미국이라면 못했다"



공연/전시

    '캣츠' 3인방 "K방역 덕 내한공연…미국이라면 못했다"

    [노컷 인터뷰] 뮤지컬 캣츠 주역 브래드 리틀, 조아나 암필, 댄 파트리지
    "코로나19 시국 공연 감사…한국인 방역 지키는 모습 인상적"
    "2주 자가격리 때 림보상태…공연장 관객 보고 울컥"
    "마스크 써도 관객과 소통 가능…배우들도 치유받아"
    12월 6일 서울공연 끝나면 대구서 공연 이어가

    브래드 리틀(56), 조아나 암필(45), 댄 파트리지(27)(사진=에스앤코 제공)

     

    "코로나19 시국에 무대에 서는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지난 9월 개막한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의 주역 3인방 브래드 리틀(56), 조아나 암필(45), 댄 파트리지(27)는 지난 20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연장이 멈췄다. 캣츠는 현재 공연 중인 유일한 투어 프로덕션이다. 브래드는 작품에서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 조아나는 늙고 초라해진 고양이 '그리자벨라', 댄은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를 맡았다.

    조아나는 "개막 전 '과연 관객이 올까' 반신반의했는데, 무대 위에서 50% 가량 채워진 객석(거리두기 좌석제)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뮤지컬 산업을 지키고 희망을 끈을 놓지 않게 해준 한국팬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브래드는 "(무대에 서지 못하는) 동료들이 가장 많이 해준 말이 있다. '넌 참 행운아야'(You so lucky). 매일 이 말을 떠올리며 공연한다"고 했다.

    캣츠 공연이 확정됐을 때 1단계였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리허설할 때쯤 2단계, 개막을 앞두고 2.5단계로 격상됐다. 배우들은 K방역 덕분에 정상적인 공연이 가능했다고 엄지를 들었다.

    미국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거주하는 브래드는 "늘 그렇듯 한국인은 똘똘 뭉쳐 단계 수준을 내리게 했다. 미국이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댄은 "(제가 생활하는) 런던과 천지차이다.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갔다. 공연 일정도 한 달 연장됐다. 12월 6일 서울 공연이 끝나면 대구로 내려가 관객을 만난다. 배우들은 지난 7월 내한 후 2주간 자가격리하던 때를 떠올리며 잠시 감상에 젖었다.

    조아나 암필과 댄 파트리지(사진=에스앤코 제공)

     

    댄은 "2주간 호텔 안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림보'(limbus·현실과 꿈을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가 왔다. 자가격리가 끝난 날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한 여자 동료가 덥썩 안겼다. 사람이 그리워서 접촉이 필요했던 거다"고 했다.

    조아나는 "마침내 동료들과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포옹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브래드는 "그때 저는 서울 집에서 가족과 있었다. 자가격리하는 동료들과 화상으로 필라테스를 하며 연결된 느낌을 가졌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배우와 관객의 안전을 위해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극 흐름상 객석을 통과하는 몇몇 장면에서 배우들은 고양이 분장을 프린트한 '메이크업 마스크'를 썼다가 무대에 오르면 벗는다. 조아나는 "재미와 안전을 모두 지키며 공연할 수 있어 좋다. 특히 N차 관람하는 관객을 보면 즐겁다. 공연장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반복 관람할 수 없다"고 했다.

    극중 올드 듀터러노미는 객석을 통해 등장한다. 브래드는 "관객이 마스크 속 표정을 못 보는 게 안타깝다"면서도 "보이든 안 보이든 작품의 기승전결에 필요한 것을 지키면서 예술적으로 승화한다"고 했다.

    1막과 2막 사이 인터미션 때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장난치는 장면이 무대 위에서 손 흔드는 장면으로 수정된 것에 대해서도 "매 공연 관객이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항상 새로운 교류를 한다"고 했다. 댄은 "마스크를 쓰고도 배우와 관객은 소통할 수 있다. 관객이 슬슬 웜업하면서 공연을 즐기고 무사히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 좋다"고 했다.

    캣츠는 고양이들의 축제 '젤리클 볼'에서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으려는 고양이들이 각자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늙고 병든 그리자벨라가 그 주인공이 된 후 메모리를 부를 때 관객은 눈물을 훔친다. 기슴에 희망과 치유 메시지를 새기는 건 관객뿐만이 아니다.

    브래드는 "캣츠 공연 중 (미국에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공연 말미에 조안나가 메모리를 부르는 순간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며 "극중 올드 듀터러노미가 관객을 등지는 장면 있다. 그때마다 별과 달이 떠 있는 세트를 바라보며 엄마에게 '안녕' 인사를 한다"고 했다.
    브래드 리틀(사진=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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