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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 된 코나, 리콜에도…소비자 불만 지속



자동차

    '불나' 된 코나, 리콜에도…소비자 불만 지속

    13차례 화재, 국내·외 7만7천대 자발적 '리콜'
    리콜 'LG화학 배터리' 겨냥…또 다른 논란 예고
    뿔난 소비자들 "리콜? 배터리 바꿔달라"

    2019년 7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사고 (사진=자료사진)

     

    현대차가 코나EV 출시 이후 13번째 화재를 겪고, 결국 차량 결함을 인정했다. 국토교통부가 리콜을 결정했고, 이는 현대차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불이 나는 전기차, 코나'의 줄임말로 '불나'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리콜 결정에도 불구하고 '뒤끝'을 남겼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배터리셀 결함'으로 귀결된 조사 결과에 대해 당장 LG화학이 불복하는 등 향후 책임 공방도 예상된다. 코나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교체에 국한된 조치를 놓고 '이게 무슨 리콜이냐'며 배터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코나는 순수전기차(BEV)뿐 아니라, 하이브리드(HEV), N라인까지 출시하며 현대차의 친환경‧고성능 기술이 집약된 '실험실'로 불리던 차종이다. [관련기사: 코나, 현대차 실험실?…내연기관‧EV‧N '광폭 라인업']

    현대차가 '미래차' 개발을 위해 전략적으로 밀어왔던 차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뼈아픈 지점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BEV=시기상조' 등식으로 이어질 경우 명운을 걸고 발표한 미래차 비전에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여름철 집중된 사고, 발화지점은 '배터리'

    코나EV는 2018년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10만대 이상 판매된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이다.

    2018년 5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첫 화재가 발생한 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충전을 끝낸 차량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13건 중 11건은 국내에서 발생했고, 지난해 7, 9월 캐나다와 오스트리아에서도 화재가 났다.

    발생 시점은 8월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 7~8월 국내에서만 연속적으로 3건이 발생하는 등 유독 여름철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충전이 끝나고 주차된 상태에서 불이 났고 국토부가 발화지점을 '고전원 배터리'로 지목한 것이 13건 중 7건에 달한다.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량은 2017년 9월말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된 2만5600대이다. 국내 기준으로 2만5000건 당 1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사고 발생률은 0.04%이다.

    이밖에 북미 약 1만1000대, 유럽 약 3만3000대 등 국내·해외를 합쳐 총 약 7만7000대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코나EV의 글로벌 판매량의 약 70%에 해당한다. 화재 발생률은 글로벌을 기준으로 할 경우 0.016%로 낮아진다.

    ◇LG화학 겨냥한 '리콜'…테슬라, 볼트, 조에는?

    국토부 리콜 결정은 핵심은 '사고원인', '시정조치' 두 가지로 집중된다.

    우선 사고원인과 관련, 국토부는 "현대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OS EV)는 차량 충전 완료 후,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어 10월 16일부터 시정조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점검 후 배터리 교체)에 들어간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에 대해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배터리 셀 제조사인 LG화학을 겨냥한 사고원인 조사 결과다. 문제의 원인을 셀 단위로 특정했기 때문이다. 코나EV에는 LG화학의 파우치 형태의 'NCM622' 배터리가 탑재된다.

    납작한 구조로 양극재에 니켈‧코발트‧망간(NCM)이 6:2:2의 비율로 포함돼 있고, 이를 음극재와 분리시켜 주는 막에 손상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이다. 르노 조에, GM 볼트 등에도 같은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역시 LG화학 배터리를 쓰지만, 분리막이 말려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LG화학 입장에선 같은 배터리가 탑재되는 다른 차량들에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현대차 입장에선 코나EV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되는 기아차의 니로EV에서 문제가 없는 점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

    LG화학은 리콜 결정에 대해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LG화학 배터리를 공유하는 현대차 코나EV, GM 볼트EV, 르노 조에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자료사진)

     

    ◇뿔난 코나 유저들 "배터리, 전수 교체하라"

    이번 리콜에서 '시정조치'는 ①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후 점검 결과, 과도한 셀간 전압편차,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교체 ②BMS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 변화 감지 시 충전중지, 시동억제, 소비자‧현대차 콜센터 통지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지만 차주들은 소프트웨어(BMS) 업데이트에 국한되고, 하드웨어(배터리) 교체는 제한된 리콜 조치를 놓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코나EV 유저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현대차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급한 불을 끄는 땜질식 처방을 내놨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

    이들은 코나 리콜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단체소송 청구인을 모집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요구는 리콜에도 불구하고, BMS 업데이트만으로 화재 가능성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아예 배터리팩 자체를 교체해달라는 것이다. 또 BMS 업데이트 이후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늦추거나 충전량을 완충 대비 80% 선에서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주행거리'가 축소되면 판매 당시 제원과 달라지기 때문에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리콜뿐 아니라 보상도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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