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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라니" 재정준칙 보도에 뿔난 홍남기 부총리



경제 일반

    "꼼수라니" 재정준칙 보도에 뿔난 홍남기 부총리

    "3개월간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인데…동영상 찍어 국민들께 직접 설명"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꼼수, 맹탕, 고무줄, 면피용…

    6일 대다수 신문이 전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방안 내용을 맹비난하면서 사용한 표현들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에 몹시 서운, 아니 단단히 뿔난 모양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꼼수, 맹탕 등 지적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전날 발표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기재부가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예상되는 지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 부총리는 "재정당국의 꼼수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꼼수가 아니라 공직자로서 치열하게 고민해 만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발언 중간중간 홍남기 부총리 목소리는 높이 올라갔고, 내두르는 손짓에서도 홍 부총리가 언론 보도에 얼마나 격앙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형 재정준칙 내용이 언론에 충분히 전달된 것 같지 않아 추가로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이날 갑작스럽게 기자간담회를 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 설명 내용 대부분은 전날 공식 발표와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언론이 이미 '충분히' 숙지한 것들이었다.

    특히, 홍 부총리는 국민을 상대로 직접 한국형 재정준칙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오늘 설명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서 조만간 SNS에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제가 동영상을 찍어 국민들께 (한국형 재정준칙의) 실질적인 내용과 기재부의 고민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여러분이 기사로 잘 전달해 주고 있지만"이라는 '사족'은 한국형 재정준칙을 꼼수 등으로 비난한 언론에 대한 홍 부총리의 불신과 반감으로 들린다.

    홍 부총리가 자신의 말대로 기재부가 '장장' 3개월의 치열한 고민을 거쳐 발표한 정책을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한 데 발끈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재정준칙을 도입한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아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펼치려 올해 초 재정준칙 적용을 중단시켰다.

    그런 마당에 기재부는 비록 적용을 2025년부터 한다고는 하나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이 시점에 재정준칙 도입을 밀어붙이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대다수 신문 주장대로 기준이 너무 느슨해서든, 그 반대로 기준이 과도해서든 국가채무 억제 등과 관련한 재정준칙의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전날 발표에서 "재정준칙이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성과가 있었다"며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사례를 들었다.

    이들 나라의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정부부채) 비율이 2011년보다 각각 20%포인트와 11.4%포인트, 13.6%포인트 줄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기재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지난해 국가채무 비율이 2011년보다 각각 10.3%포인트와 15.1%포인트, 25.6%포인트 늘어난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게다가 홍 부총리가 직접 밝힌 대로 대부분 선진국 재정준칙에도 위반 시 처벌 조항은 없다. 사실상 재정준칙을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얘기다.

    그 실상이 이런 재정준칙을 굳이 코로나19 위기 시에 도입하겠다며 평지풍파를 일으킨 꼴이다.

    그래놓고 언론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사를 타박하면 '꼼수라는 표현을 쓴 언론사들이 조금이라도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뀌리라' 홍 부총리는 기대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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