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돈맥경화'에 韓경제 시름…"생산적 투자처 마련 절실"



기업/산업

    '돈맥경화'에 韓경제 시름…"생산적 투자처 마련 절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중에 자금이 대거 풀렸지만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풀린 돈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경제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실물경제가 석 달 만에 다시 악화했다.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제조업·서비스업 생산 모두 1.0% 줄었다.

    특히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8월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4.4% 줄었다. 기계류(-5.8%)와 선박 등 운송장비(-0.2%)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투자는커녕 현상유지 하기도 힘들다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좀비기업이 전체기업 10곳 중 2곳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이 자체 모니터링한 9월 첫째 주 카드사용액을 보면 음식점·주점은 전년동기대비 31.4% 줄었고 스포츠·레저는 41%나 감소했다.

    시중에는 역대급으로 돈이 풀려 나갔지만 실물경제는 아직 '한겨울'이다.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한 탓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시중 통화량(M2)은 3092조8천억원으로 한은이 코로나 대응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전인 2월에 비해 140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M2는 사상 처음으로 3천조원을 넘었다. 8월말에는 3천1백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유통속도는 6월 말에 0.62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화유통속도는 일정 기간 통화가 거래에 사용된 횟수를 뜻한다.

    (사진=연합뉴스)

     

    '돈맥경화' 현상의 뚜렷한 개선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중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시장에 지나치게 쏠린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은 이주열 총재는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말고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생산적인 투자처를 만들어주는 정책들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빚 증가도 걱정거리다. '코로나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난에다 부동산·주식투자를 위한 대출까지 늘면서 가계와 기업의 빚이 치솟았다.

    지난 2분기말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한 규모는 3716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말에 비해 263조원(7.6%) 급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기업 빚은 나라경제 규모의 두배를 넘어섰다.

    시중에 대거 풀린 자금이 경기회복에 분명한 촉매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향후 정책금융 지원 등에 '선택과 집중'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시중자금이 실물경제에 제대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낮거나 취약한 계층에 정부지원 등이 보다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와 같이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