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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섬 설치, 중도 선착장 부근 가장 안전" 춘천시의 빗나간 확신



강원

    "수초섬 설치, 중도 선착장 부근 가장 안전" 춘천시의 빗나간 확신

    지난해 12월 춘천시의회, 의암호 인공수초섬 사업 예산 심사
    춘천시 '장마철 가장 안전한 곳' 춘천시의회 '형식적 검증' 분위기
    춘천시 관계자 "닻을 고정시켰으면 이 정도 피해 없었을 것"

    6일 급류에 유실된 춘천시 의암호 수초섬이 의암댐과 인접한 신연교 교각에 걸려 있다. (사진=손경식 기자)

     

    8명의 인명피해를 낸 강원 춘천시 의암호 인공 수초섬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춘천시와 춘천시의회의 사업 전후 과정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관련 사업과 예산을 심사한 지난해 12월 5일 춘천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춘천시는 인공 수초섬 설치 장소의 안전성을 자신하고 의회는 형식적 질의로 심사를 마무리한 분위기였다.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춘천시의원 7명 가운데 18억원 가량 소요되는 인공수초섬 설치 사업에 대해 질의한 의원은 1명 뿐이었다.

    A 의원은 인공수초섬 설치 효과와 유속에 따른 안전성 여부를 질의했다.

    "경관은 물 찰랑찰랑하는 게 사실 경관이 더 좋다. 거기(중도 선착장 앞 의암호) 그냥 가서 봐도 경관은 좋다. 가장 좋은 데인데 인공수초섬을 하는데 유속하고는 상관이 없나? 거기가 물빠름이 그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거하고는 상관이 없냐"고 물었다.

    당시 춘천시 환경정책과장은 "물유속하고 관련이 있다"면서도 "지금 의암호 주변에 그나마 장마철에 우기시에 가장 안전한 곳이 중도선착장 부근이 가장 안전한 곳이다. 거기는 장마철에 저희가 수시로 나가보지만 물의 흐름이 없고 정체구간이다. 정체구간이기 때문에 인공수초섬을 설치한다 하더라도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설치 과정에서 급류 발생시 안전대책이나 준공 후 안전성과 관련한 세부 검증 자료 요구를 비롯한 질의 응답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춘천시가 의암호 수질정화와 경관 조성을 위해 설치 중이었던 인공수초섬.(사진=춘천시 제공)

     

    대신 수질개선 효과와 관련해 환경정책과장은 "이미 수질개선효과라든가 녹조예방에 대해서는 이미 다 증명이 돼 있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서 9월에 공모가 떠서 저희가 가서 PT를 해서 확보한 사업비가 있다. 평가위원들이 이건 좋은 사업이다 해서 오히려 사업비를 더 추가로 지원해주는 사업이 되겠다. 그래서 한번 잘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A의원은 기존 인공 수초섬의 미적 효과가 높지 않았다며 '예쁘게 잘 가꿔보라'는 말로 질문을 마무리했다.

    의회에 출석해 답변을 했던 춘천시 전 환경정책과장은 강원CBS와의 통화에서 "닻을 고정시켜 놓은 상황이었다면 공법위원회를 거쳤기 때문에 이 정도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며 준공 전 집중호우로 인한 급류 발생으로 결박만 해 놓았던 수초섬 유실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도 선착장 부근이) 설치업체에서 가장 안전하고 작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춘천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이었던 또 다른 의원은 "신규 사업이 아니라 기존 인공수초섬을 추가 설치하는 사업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였고 집행부가 안전을 확실하게 얘기했기 때문에 추가 검증이나 질의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춘천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의암호 인공수초섬이 준공되면 의암호 수질개선은 물론 수생태계 건강성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강과 함께 인공수초섬 경관 제공으로 춘천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유입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의암호 인공수초섬은 올해 초 착공해 지난 달까지 인공수초섬 설치, 임시 계류를 완료하고 10월 관람데크와 안내판을 설치해 준공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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