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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순이' 직장인 정씨 요즘 부쩍 대형마트 찾는 이유는?



생활경제

    '편순이' 직장인 정씨 요즘 부쩍 대형마트 찾는 이유는?

    맥주부터 와인까지…이마트의 1450가지 화려한 '유혹'
    온라인서 구매 불가능한 주류 품목 강화…온라인 쇼핑과 '차별화'
    이마트 월계점, 주류 매장 특화·하이마트 '세탁 서비스'·홈플러스는 신차 시승도

    편의점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뚜벅이 직장인 정모(35)씨는 마트족보다는 편순이에 가까웠다.

    차도 없고 생필품도 대용량으로 파는 대형마트는 1인 가구인 그녀에게 맞지 않았다. 1+1 행사도 그녀에게는 부담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요즘 퇴근하면 일주일에 두 번은 집 근처 대형마트를 방문한다. 마트 출입구 자동문이 열리면 정씨는 홀린 듯 신선식품 라인 끝으로 향한다.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점 맞은편에 위치한 'Wine&Liquor' 매장이 그녀의 최종 '목적지'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보며 배우 김희애가 홀로 와인을 마시던 모습을 보며 호기심에 시작한 와인이 이젠 퇴근 후 빠질 수 없는 재미가 됐다.

    최근 그녀가 푹 빠진 와인은 달달하고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파클링 와인.

    편의점에서도 와인을 팔지만 다양한 와인을 직접 고르고 싶어 번거로워도 대형마트를 자주 방문한다.

    정씨는 "집에서 혼술할 때면 무조건 4캔에 1만원인 편의점 세계맥주를 사 마셨는데 와인에 눈을 뜬 뒤로는 주로 와인을 산다"며 "종류도 많고 행사도 자주 해 피곤해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매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10개월 간의 리뉴얼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28일 문을 연 이마트 월계점의 주류전문매장은 1천450가지 술을 208㎡(63평) 전면에 통합 배치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에 와인과 맥주 증류수가 각기 따로 있던 매장을 통합해 진열대를 과감하게 바꿨다.

    매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와인의 경우 원산지에 따라 진열을 다르게 하고 가격표에 원산지와 당도를 함께 표기해 쇼핑 편리성도 높였다.

    이마트타운 월계점 주류매장 전경(사진 제공=이마트)

     

    이마트 월계점 주류판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맥주보다는 집에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와인이 많이 팔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택가에 위치한 매장 특성상 와인 입문자가 대부분이지만, 마니아를 위한 5만 원 이상 고가 와인을 냉장 보관하는 와인 셀러에도 신경을 썼다.

    기존 20가지였던 와인 셀러를 70가지로 대폭 늘리고 매장 크기도 더 키웠다.

    덕분에 와인 매출은 연일 상승세다. 이마트 월계점의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와인 매출 신장률은 37.1%를 기록했다. 이마트 전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출 신장률 역시 24.4%로 증가추세다.

    관계자는 "매니아와 대중 고객이 함께 매장을 방문할 때 시너지가 난다"며 "어제 저가 와인을 사간 고객이 내일 고가의 와인을 사 갈 수 있기 때문에 셀러 와인 종류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와인 매장 옆에는 17개의 대형 맥주 냉장고에 전세계 수입 맥주부터 국산 수제맥주 350가지가 차가운 냉장고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마트타운 월계점 주류매장 전경(사진=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주류 매장이 넒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친구와 함께 맥주를 사러 온 이소양(41)씨는 "맥주가 전면에 진열돼 있는 걸 보고 들어와서 고르고 있다"며 "술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까 쇼핑하기 훨씬 편하고 보기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주류매장에 이처럼 힘을 주는 이유는 점점 줄어드는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비중이 늘어난데다 대형마트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해 방문 고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

    이마트가 지난달 재개장한 월계점을 '대형마트' 보다는 '쇼핑몰'처럼 꾸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에서 살 수 없는 주류 매장을 특화시키고, 직영 레고스토어와 서점, 유아 전용 놀이터를 입점시켜 대형마트보다는 쇼핑몰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효과는 뚜렷했다. 이마트 월계점 리뉴얼 오픈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매장을 방문한 고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줄어드는 매장 방문 고객을 늘리기 위해 유통업계에는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문을 연 메가스토어 수원점은 체험형 가전제품과 함께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매장 1층에 국내 가전제품 유통업체 최초로 입점한 24시간 무인 런드리 카페에서 세탁을 하는 동안 카페에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광명점의 경우 실내 골프 스튜디오인 'QED 골프 아카데미'를 열고 중장년 신규 고객 유입에 힘을 실었다.

    홈플러스는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안산고잔점 매장 5층에 ‘현대자동차 시승센터 안산고잔점’을 오픈해 ‘제네시스 GV80’, ‘2020 아반테’, ‘2020 그랜저’ 등 인기 차량 시승을 집중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강세에 코로나19까지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손님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 등 특화 매장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마트 특화 상품은 물론이고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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