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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의연, 기부금 둘러싼 의혹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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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정의연, 기부금 둘러싼 의혹 해소해야

    일본군위안부 관련 시민운동의 헌신과 성과 훼손돼서는 안돼
    후원금 해명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 많다
    시민기부와 정부 예산 지원받는 공익단체로서 회계 투명해야
    회계 성실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
    일본정부와 극우세력에 더욱 강고하게 맞설 수 있는 계기 돼야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가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최근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논란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30년 가까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고발하고,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운동의 헌신과 성과가 훼손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더구나 자칫 이런 논란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의 당위성에 흠집을 내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열되는 논란의 이면에는 극단으로 양분된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도 한몫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정의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후원금을 둘러싼 의혹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위안부할머니 한사람에게 4억7천만원을 지급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해 국세청 신고한 회계보고에는 일 년간 지출 총액이 4억6천900만원에 불과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할머니 장례식을 맡은 상조회사에 1천100여만 원을 지급했다고 했지만 정작 이 업체는 무료봉사였다고 했다.

    또 정의연의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고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등을 모금하면서 법으로 금지된 개인 계좌 3개를 사용하기도 했다. 회계투명성을 위해 공익단체의 모금에는 개인계좌 사용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이처럼 합리적으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정의연은 적극적인 소명으로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원금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상식선의 의심을 친일로 규정하는 지금의 대응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고, 또 진실과 정의를 지향하는 시민운동단체의 모습과 걸맞지도 않다.

    정부예산과 시민들의 기부로 운용되는 공익단체로서 더더욱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고, 후원자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이기도 하다. 공익단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감사와 국세청 회계보고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이 피해당사자이자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함께 해온 이용수 할머니란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이 할머니의 주장을 부정하는 것은 곧 정의연의 존재 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회계를 성실히 공개한 뒤 관행에 따른 단순 실수와 착오로 확인되면 이번 기회에 회계시스템을 바로잡으면 된다. 혹시 사소한 부정이라도 있으면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도이다.

    물론 공개를 요구하는 쪽도 시민단체의 성격과 조직 특성, 그동안의 관행 등으로 인해 기업과 같은 치밀한 회계시스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역할과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회계시스템도 이번 기회에 그에 걸맞게 개선하고,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정의연은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로 발족한 이후 지금까지 자칫 잊혀질 뻔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이휴화시켰을 뿐 아니라 보편적 여성인권운동으로 지평을 넓혀왔다.

    특히 1992년 미야자와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작한 수요 집회는 28년간 이어지며 여성인권운동의 상징이 됐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런 업적과 공로가 이번 논란으로 인해 폄훼돼선 결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의연은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사죄와 배상을 끝까지 거부하는 일본 정부와 극우세력에 맞서 더욱 강고하게 싸울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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