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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신 명품" 코로나 보복 소비?…'소비 양극화' 계속



기업/산업

    "여행 대신 명품" 코로나 보복 소비?…'소비 양극화' 계속

    '교외·오픈형' 아울렛 '북적'...해외명품·대형가전 매출 급증
    황금연휴 특수·해외 여행 반사 효과…본격적인 회복은 아직
    "코로나19 타격 적은 고소득층 보복 심리"…"소비 양극화 당분간 이어질 것"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어린이날을 맞은 지난 5일, 아들(4세)과 함께 고양 스타필드에 간 김모(38세) 씨는 장난감 계산대에서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김씨는 "주차장 입구까지 가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고, 1시간 만에야 겨우 차를 댔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종종 스타필드에 왔는데 장난감 하나 사면서 이렇게 줄을 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도 어린이날 선물을 사려는 아이들과 가족 방문객들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이마트트레이더스 김포점에선 주차장이 만차를 기록해 입장까지 15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정모(29세,여) 씨도 같은 날 오후 롯데프리미엄아웃렛 기흥점 코치 매장에서 30분 만에 부모님 선물을 샀다. "고생하신 부모님을 위해 보복소비를 계획했다"는 정 씨는 "입장객 수를 통제하면서 줄을 서긴 했지만, 할인된 가격에 지갑과 가방을 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정 씨는 "아웃렛 주변 자연경관이 좋아 휴식도 즐길 수 있어 나들이 겸 쇼핑하러 탈출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소비자 지갑이, 지난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에 활짝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움을 겪던 아웃렛 등 유통업계도 매출이 증가하며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특히 명품과 가전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보복소비'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다만 명품과 대형 가전 등 일부 품목에서만 매출 성장이 이뤄져 '소비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교외·오픈형' 아울렛 '북적'..."여행 못 가는데 백이라도" 명품 35%↑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 심리 회복은 아울렛, 그중에서도 명품과 가전에서 먼저 나타났다. 긴 연휴에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교외형 아울렛에서 쇼핑으로 여행 비용을 소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아웃렛 매출과 방문객 수가 지난해 연휴 기간(5월 3~6일)과 비교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매출은 각각 20% 안팎 증가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아울렛 6곳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16.6% 늘었다. 여성(8%), 남성(22%), 식품(3%), 생활가전(39%), 해외패션(35%) 등 전 상품군이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아웃렛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가 늘었다. 특히 현대백화점 김포점 명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61.8%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어린이날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됐지만, 이처럼 방문객이 몰린 데에는 아울렛 매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아웃렛은 백화점이나 일반 할인마트와는 달리 대부분 교외에 있다. 또 오픈형 구조에 실외 놀이터 등도 있어 밀폐된 백화점이나 키즈 시설보단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비교적 덜할 것으로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렛 한 관계자는 "연휴 기간 기온까지 부쩍 오르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몰렸다"며 "특히 평소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명품 매장에 몰리며 연휴 기간 명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황금연휴에도 백화점·마트는 시무룩…명품·가전은 '증가' 식품·패션 '고전'

    아울렛의 매출이 큰 폭 늘어난 것과 비교해 백화점 매출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뎠다. 같은 기간 주요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줄거나 소폭 상승했다.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롯데와 현대가 각각 2.3%, 1.5% 줄었으며, 신세계만 3.3% 증가했다.

    상품군별 매출 편차도 다소 컸다. 명품과 대형 가전 매출은 큰 폭 늘었다. 반면, 가정의 달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던 식품과 패션 매출은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 해외명품 매출은 22.1%를 기록했고, 현대와 롯데는 각각 21.7%, 롯데는 19%로 집계됐다. 생활 가전도 신세계 21.2%, 현대 19.9%, 롯데 16%로 닫혔던 소비자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반면 롯데백화점 여성과 남성 패션 매출은 각각 15%, 3% 떨어졌고, 잡화는 0%로 제자리걸음 했다. 식품 매출도 21.0% 줄었다. 현대와 신세계의 여성 패션 매출도 각각 1.3%, 11.4% 역신장했다.

    대형마트 매출 역시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이마트에선 이 기간 매출이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형가전(25%), 디지털 가전(12%)은 늘었지만, 의류(-6%), 과일(-1%) 매출이 줄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본격적인 소비 회복을 기대했던 롯데마트에서도 매출은 역신장(-5.7%)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황금연휴 특수·해외 여행 반사 효과…"코로나19 타격 적은 고소득층 보복 심리" 분석도

    업계에서는 이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매출이 반등하는 등 소비 심리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선물 수요도 늘어나고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움츠렸던 소비 심리가 더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백화점 주말 매출만 보면 여전히 전년 대비 마이너스 상황이라 '연휴 효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올해와 같은 황금연휴가 길게 이어지지 않았고,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내수 시장으로 몰리는 등 일시적인 연휴효과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건 아니라서 백화점 같은 실내보다는 개방형 구조인 아웃렛 매출 성장이 더 컸고, 연휴기간 여행 수요가 명품이나 가전 등 평소 사지 못했던 일부 고가 품목에 몰린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전체적인 신장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품을 구매할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 작았을 뿐,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식품·패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도 여전히 많다는 방증"이라면서 "소비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 된 만큼 이번 주말 매출에 따라 소비심리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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