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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혹은 '마이웨이'…총선 여진 계속되는 재건축 시장



부동산

    '굿바이' 혹은 '마이웨이'…총선 여진 계속되는 재건축 시장

    여당 압승 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 매물 던지기 이어져
    은마아파트 34평 19억원대 3억원 뚝↓…일부선 "사업 포기해야 하냐"는 소리도
    성산시영 등 일부 단지는 "총선 결과 일희일비 안 해" 재건축 단계별 차근차근 '속도내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대 초급매물이 등장했다. 11층 19억 2000만원 매물이었다. 불과 두 달 전 8층이 21억 8000만원에 실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억 가까이 떨어진 '초급매물'인 셈이다.

    해당 물건은 지난 17일 시장에 나온 지 하루만인 지난 주말 거래가 완료됐다.

    은마아파트 주변 부동산 중개인은 "가격도 그렇고 매물도 좋아서 금방 거래가 이뤄졌다"며 "현재 남아있는 물건은 20억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의 또다른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에도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0평대 현재 호가는 18억 4000만원 선이다. 지난달 초 거래된 같은 평수의 가격은 20억 3000만원 선이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총선 전에 19억 가까이 내놨던 매도자들도 선거가 끝나고 수천만원 깎아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와 정부의 대출 규제, 다주택자 압박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줄곧 하향세를 보여온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선거 이후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투기 근절을 내세우며 줄곧 시장을 압박해왔던 정부 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해당 정책 기조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우려'와 '실망감'이 큰 상황이다. 특히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여의도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인허가를 앞둔 초기 사업장의 경우 염려가 큰 상황"이라며 "조합 설립이나 안전진단이 제대로 통과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조합원은 "초기 사업장 일부 조합원은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전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 기조가 바뀌기를 기대했던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조합경영지원단장은 "강남3구를 비롯해 강남권 벨트에서는 야당이 승리했지만 강남3구만을 위한 제안을 요구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토위가 구성되면 위원들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물 던지기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서울 강남구 매물은 1만 2467건에서 10% 가량 늘어난 1만3635건으로 집계됐다.

    동별로 살펴보면 수서동 19.6%, 압구정동 18.7%, 역삼동 15.9% 순으로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자료사진)

     

    ◇성산시영 "내 갈 길 간다'·목동도 "안전진단 통과가 더 시급"…총선 '무풍지대'

    반면 총선결과와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단지들도 있다.

    '신(新) 강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대문구와 마포구 등 재개발 사업 초기 단지들은 여야의 숫자보다는 재개발 단계 하나 하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총선 '무풍지대' 중 하나는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다. 성산시영은 지난달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통과돼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기간의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성산시영은 재건축 예비추진위가 정밀안전진단 연구용역을 발주한 지난해부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매물 던짐이나 급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성산시영 재건축예비추진위 관계자는 "강남 은마나 압구정의 경우 정부와 서울시가 집값 상승을 우려해 규제하고 있지만 성산시영은 경우가 다르다"며 "초기부터 서울시, 마포구청과 의견을 조율하고 발맞춰 의견조율하면서 안전진단 결과를 간절히 기다리며 상생하는 단지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예비안전진단 심사가 진행중인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는 정부의 규제 정책 연장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신규 단지 공급 부족의 대안은 재건축"이라는 입장이다.

    목동 1단지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집값에 영향이 크니까 서울시와 정부에서 재개발을 막고 있는데 언제까지 재개발을 막을 수만은 없다"며 "공급을 늘려야 매수세가 줄고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계속 규제 일변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 배영준 부동산 전문위원은 "재건축 초기 아파트의 경우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만큼 포기하기보다는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라며 "역세권 등 지역적 강점을 가진 단지들은 정부 정책과 상관 없이 건축을 차근차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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