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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는 건전한 보수를 간절히 원한다



칼럼

    [칼럼]우리는 건전한 보수를 간절히 원한다

    [문영기 칼럼]

    반성과 개혁없는 보수야당의 참패
    반면 거대 여당은 견제세력 없는 권력
    거대 여당 견제하려면 건전한 보수세력이 살아나야
    철저한 인적청산과 개혁통해 대안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미래통합당 심재철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해단식에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선거 직후 완패를 인정하면서, "가장 최소한의 견제만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가장 최소한의 견제는 개헌저지선을 의미한다. 야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에서 간신히 3석을 더 얻었다.

    이제 민주당은 국회에서 개헌을 제외하고는 마음먹은 일은 모두 할 수 있게 됐다.

    제3의 원내교섭단체까지 존재하지 않는 21대 국회에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신독재 시절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회의원인 '유정회'가 있었다.

    삼권분립을 무시한 독재권력이 만들어낸,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기형적인 국회였다.

    그런데 이제는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거대하고 막강한 국회권력이 탄생했다. 집권여당은 행정부와 지방권력, 국회까지 모두 장악했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참 두려운 결과다.

    (사진=황진환 기자)

     

    야당이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한 것은, 온전히 야당의 탓이다.

    여기에 야당이 그릇된 판단을 하도록 부추긴 보수 언론들도 크게 한몫했고, 태극기를 흔들던 극우 보수세력도 거들었다.

    탄핵이후 진정한 반성과 개혁을 외면한 채 극우보수세력에 의존한 야당이 받아든 총선 성적표는 처참한 패배였다.

    반대로 견제세력이 없는 권력은 자신의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 지지세력 가운데 이른 바 '문빠'라고 불리는 세력이 있다. 이들이 '문빠'라는 다소 비속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이들이 갖고 있는 배타적인 성향 때문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는 이들 '문빠'가 강한 배타성을 갖게 된 것은 보수 정치세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권은 정권 초기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국정원과 검찰등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사찰과 수사로 결국 노 전 대통령은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보수 정치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집단 린치에 가까운 가혹한 수사를 벌인 것은 자신들이 '주류'라는 오만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계층의식에서 비롯된 보수세력의 공격에서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소위 '문빠'들을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세력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대한 집권여당이 이런 배타성과 공격성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다른 형태의 독재권력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배타적인 보수세력과 계층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심판이다.

    배타적이고 오만한 정치세력이 어떻게 됐는지 이번 선거가 실증하고 있고, 이것은 거대해진 여당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모든 보수세력이 불건전하고 시대착오적인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이 이뤄진 것은 진보세력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건전한 보수세력의 동참이 없었다면, 문재인 정권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다.

    국회 본회의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따라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보수세력이 살아나야 한다.

    보수는 기득권을 가지고 권력과 금력으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려는 일부 세력이 아니라, 온건한 정치지향성을 가진 정치세력이자 진보와 동거하는 사회의 일원이다.

    이런 건전한 보수세력이 살아나야만 우리 정치도 살아날 수 있다.

    이영희 선생의 말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한쪽 날개가 비정상적으로 큰 새는 추락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건전한 보수를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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